文대통령 '연방제 수준 지방분권'
조세·부담금제도 대폭 손질 취지
2019년 부담금 11.3% 지방 귀속
국세·지방세 비율 6:4 조정 목표
조세·부담금제도 대폭 손질 취지
2019년 부담금 11.3% 지방 귀속
국세·지방세 비율 6:4 조정 목표
재정분권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이루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분권 강화를 위한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 토론회'에서는 부담금의 지방정부 귀속비율을 높이는 내용이 논의됐다.
부담금은 경유차에 부과되는 환경개선부담금처럼 특정 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징수되는 세금을 말하는데, 9:1 비율로 대부분 중앙정부 재원으로 귀속된다. 실제 2019년도 부담금 21조1000억원 중 85.9%가 중앙정부 기금과 특별회계 수입으로 귀속되고 단 11.3%만이 광역지자체 및 기초지자체 수입으로 귀속됐다.
이마저도 부담금 징수목적과 관계가 먼 사업 재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환경개선부담금은 대기오염 유발원에 부과되는 세금이지만, 대기오염 이외 사업에 환경부의 일반재원처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박지현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경개선부담금이 환경개선특별회계로 귀속돼 광범위한 환경세출의 일부로 사용되는 것은 부담금의 징수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현재 (지방세인) 지역자원시설세의 과표를 신설해 환경개선부담금을 흡수하는 것이 부담금의 부과목적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부에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을 건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오 시장은 "서울은 전체 종부세의 약 60% 징수를 분담하지만 서울로 재교부되는 부동산교부세는 약 10%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지방의 재정 여건, 사회복지 등을 고려한다지만 지역 상황은 해당 자치단체장이 가장 잘 안다"고 주장했다.
종부세는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부과하는 국세다. 정부가 먼저 거둬들인 뒤 분배 기준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재분배한다. 종부세 징수액이 많은 서울·경기의 경우 받는 돈보다 내는 돈이 많다. "종부세를 부동산 교부세로 재교부할 바에는 지자체가 공동으로 거둔 후 나눠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다만 오 시장의 제안은 종부세 대상이 거의 없는 지역의 교부세수 급감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개정해야 하는 관련 법들도 만만치 않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 1단계 재정분권을 마무리 한 뒤 올해 2단계 재정분권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4까지 조정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재정분권이 한정된 재원 중 지방 몫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만큼 관계 기관 간 의견조율부터 쉽지 않다. 국가재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지방재정 정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의 추진 방향이 달라 2단계 재정분권 논의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상황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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