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에 "美-中 줄타기 '전략적 모호성', 백신-외교 분리방식 과감히 바꾸라" 촉구
"쿼드는 최소 10억회분 코로나백신 생산과 인도-태평양지역 접종강화 주도"
"선진국과 백신외교 민관 총력 기울이고, 대통령 나서서 종합전략 세워야"
"쿼드는 최소 10억회분 코로나백신 생산과 인도-태평양지역 접종강화 주도"
"선진국과 백신외교 민관 총력 기울이고, 대통령 나서서 종합전략 세워야"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는 이날 정부의 코로나19용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 추가 도입 계약 체결 발표 계기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쿼드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호주·인도까지 현재 4개국이 참여 중인 안보협의체로, 중국 시진핑 정권의 주변국 경제 벨트 포섭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사실상 대척점에 서는 반중(反中) 블록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위는 "미국과 중국 사이 줄타기 외교라는 '전략적 모호성'을 과감하게 탈피하라. 미국과 민주주의 가치동맹 외교를 복원해 한미 간 손상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인도·태평양지역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에 전향적으로 동참해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 질서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의 배경 중 하나로 특위는 서 "쿼드는 2022년 말까지 전 세계에서 최소 10억회분의 코로나 백신 생산과 인도·태평양지역 내 접종강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문재인 정권에 "뒤늦게나마 백신 확보 외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정부에게)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는 사이 백신 선진국들은 차근차근 집단 면역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예를 들어 "지금까지 2억2560만회 백신을 접종했다. 성인 절반 이상이 최소 1차례 백신을 접종 받았다. 지난 19일부터는 백신 접종 권고안을 개정해 16세 이상 모든 미국인들은 순서에 상관없이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구 대비 최소 1회 이상 접종률이 60%에 달하는 이스라엘은 10개월 만에 신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이 정상가동하고 있으며, 지난 18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고 이스라엘의 사례도 짚었다.
특위는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에 빠져있다. 백신 외교를 총괄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백신과 외교적인 사안은 디커플링(decoupling)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백신 외교의 접근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삐걱거리는 한미동맹의 정상화는 커녕 '싱가포르 미·북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동맹을 흔드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백신이 곧 우리의 '사활적인 안보, 경제문제'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서 발상을 전환하고 전방위적인 백신외교에 민관합동으로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동차 반도체와 전기 배터리 확보를 위해 중국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 증산을 위한 대미(對美)투자도 백신 확보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백신 외교의 다변화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펜데믹 극복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신 국내위탁생산을 추진해 한국을 아시아의 '백신 허브'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모더나의 자회사를 유치해 mRNA 기술 이전을 통한 위탁생산(CMO)을 우리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으로 "정부는 이스라엘과도 백신 긴급확보를 위한 외교전에 나서, '이스라엘이 확보했으나 불필요한' 1000만회분의 AZ(아스트라제네카) 도입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위는 "이 모든 것을 보건복지부가 총괄하는 TF(태스크포스)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 회의'를 주도하듯이, 청와대 NSC는 의료계·정관계·산업계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백신 확보 민관전문가 대책 회의'를 열어 종합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모든 노력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야당도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야당의 고언(苦言)은 '정쟁(政爭)'으로, 언론의 지적은 '가짜뉴스'로 치부한다면 백신 참사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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