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석방할 것을 촉구하며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 16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RBC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OVD-인포'를 인용해 22일 새벽 2시(현지시간) 현재 1631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많은 743명이 체포됐고, 수도 모스크바에선 26명이 연행됐다고 OVD-인포는 주장했다. 경찰은 체포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러시아 내무부(경찰청)는 모스크바 6000명, 상트페테르부르크 4500명, 노보시비르스크 1000명을 포함해 전국 29개 도시서 1만4400명이 나발니 지지 시위에 참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올 들어 1월과 2월에 걸쳐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전국적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이번 시위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였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기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다.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징역 3년6개월형을 받아 수감 중인 나발니는 주치의의 면회가 거부되자 단식 투쟁을 벌이다 지난 18일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나발니의 주치의와 변호사들은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으로 언제든 사망할 수 있는 상태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찰이 투옥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체포해 연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