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더] 아이언맨이 되고팠던… 프랑스 청년의 마지막 비행

입력: 2021-04-20 13:15 심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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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제트맨' 뱅스 르페. EPA 연합뉴스

영화 '아이언맨'처럼 특수 제작한 장비(윙수트)를 착용하고 하늘을 날던 프랑스 스턴트맨 뱅스 르페라는 청년이 서른여섯의 나이로 지난해 11월 두바이 사막에서 비행 훈련 중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하늘을 날고 싶어요

프랑스 청년의 희망

윙수트로 꿈 이뤘지만...

윙수트 입고 A380과 비행하는 뱅스 르페. 뱅스 르페 소속사 'Jetman' 페이스북

특수 제작한 윙수트에는 비상용 낙하산이 내장돼 있었지만 르페가 낙하산을 펼치는 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민간항공청은 낙하산이 제대로 펴지지 않은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르페가 착용한 헬멧에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르페는 240ｍ 상공에서 중심을 잃고 빙그르르 돌며 제자리 비행(호버링)을 했다네요.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호버링을 하게 되면 비행을 포기하고 낙하산을 펼치기로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거죠. 낙하산은 르페가 추락한 후에야 뒤늦게 작동했다고 합니다.

최고 6100m 최초 첫 비행

400km속도로 13분 날아

익스트림 스포츠 장인

생전의 제트맨 뱅스 르페(왼쪽)가 동료와 포즈를 취한 모습. EPA 연합뉴스

르페는 지난해 2월 미니 제트 엔진 4개를 단 카본소재 윙수트를 입고 고고도 비행에 최초로 성공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이 윙수트를 입으면 최고 6100m 상공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00㎞에 달하고, 비행 가능 시간은 약 13분이라네요. 르페는 고층 건물이나 절벽 등에서 낙하산을 차고 활강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베이스 점핑'으로도 유명했는데요. 그는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828ｍ)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답니다.

고층건물.절벽 낙하 즐겨

2014년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828m에서 낙하한 괴짜

뱅스 르페가 윙수트를 입고 비행하는 장면. 뱅스 르페 소속사 'Jetman' 페이스북

목숨을 건 무모한 모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두바이에서의 마지막 비행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던 짧았던 프랑스 청년의 삶에 있어 '아름다운 비행'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심승진기자 simba@dt.co.kr

[Tip] '윙수트' 얼마나 좋나

윙수트를 입은 뱅스 르페가 UAE 두바이 상공에서 에어버스사의 여객기 A380과 나란히 비행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하늘을 날기 위해 날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몸에 직접 착용하는 비행 도구를 말한다. 하늘을 나는 다람쥐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공기의 반발력을 이용한 글라이딩 비행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글라이딩이 아닌 자체 추력을 가진 윙수트도 등장하고 있다. 자체 비행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윙수트라는 용어보다는 플라잉수트(Flying suit)로 불린다. 시속 최대 250km가 넘는 속도로 날아가는데, 비행 도중 속도를 줄일수 있는 방법이라곤 낙하산을 펴는 것 뿐이라 굉장히 위험하고 난이도가 높은 익스트림 스포츠다. 날아가던 도중 절벽이나 나무에 부딪히면 반신불구가 되는 건 다행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즉사한다. 오죽하면 (삐끗하면 다 죽으니까)"부상자가 발생할 확률이 가장 적은 안전한 스포츠"라는 반어적인 농담도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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