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중국 견제와 북한 비핵화 문제에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두 정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후 정상회담을 한 국가는 일본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던진 도전과제와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물론 북한과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양국의 기술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5G 네트워크 촉진에서부터 반도체 같은 중요한 부문의 공급망 협력, 인공지능, 유전체학, 양자컴퓨팅 분야의 공동 연구 등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통신 등 첨단 기술 패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기술까지 동원하겠다는 뜻을 읽힌다.
또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대북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막바지 검토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전통 우방인 일본을 끌어들여 세를 넓히려는 의도를 해석된다.
바이든에 이어 스가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응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번영을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이 전례 없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북한에 대해 "대량 파괴 무기와 탄도미사일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에 대한 약속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토대를 둔 의무에 따를 것을 강력히 북한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또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타자에 대한 위압에 반대하기로 (의견이 바이든과) 일치했다"며 "대만이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지역을 둘러싼 상황에 관해서 논의했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관해 미일 간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최근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가 총리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현지시간 16일 오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