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도지코인 거래대금이 24시간 만에 약 17조원을 기록하며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 약 15조5000억원을 뛰어넘었다.
16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개당 0.4달러를 웃도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한때 시가총액이 520억달러(약 58조원)까지 올랐다.
코인데스크 측은 "도지코인이 24시간 만에 3배나 급등했다"며 시장가치가 500억달러를 넘으며 바클레이즈(시가총액 440억달러), 로이드(420억달러), 크레디 아그리콜(430억달러) 등 영국과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 시총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도지코인의 1년 전 가격은 0.002달러, 시총은 2억5000만달러(약 2780억원)였다"며 "1년 만에 1만8000%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이 가상화폐의 마스코트로 채택했다.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따 '도지코인'이라고 지었다.
한 때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도지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짓는 개'의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짓는 도지"라는 글을 올렸다. '달'은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다.
이튿날인 16일 머스크는 도지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표준이 될 것이라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희망 사항을 재미있게 묘사한 그림(밈)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CNN 방송은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100%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도지코인 거래가격이 급등했다. 17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원화 시장에서 도지코인은 오전 8시 51분 현재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이 1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16일 하루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원)이나 4월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4조9372억원)을 뛰어넘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안 가상화폐의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뛰어넘은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도지코인 거래대금은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이날 거래대금 7980억원은 물론 2~4위인 리플, 이더리움클래식, 칠리즈 등의 거래대금 2조원대보다도 훨씬 많았다.
도지코인은 업비트 원화 시장에 올해 2월 24일 상장했다. 도지코인은 상장 당시 시초가(130원)보다 257.7% 올랐고, 가장 낮았던 때(2월 28일 52원)와 비교하면 794.2% 급등했다.
도지코인 가격 급등에 시장 전문가들은 투기성이라며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투자 컨설팅업체 쿠나 뮤추얼의 스콧 냅 수석전략가는 "닷컴투자 시절의 거품이 생각난다"고 했다. 가상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최고경영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게임스톱 사태가 연상된다. 내 친구가 도지코인에 투자하려 한다면 무척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덩치가 커진 비트코인 대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으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어 도지코인 투자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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