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의 온테크] "애플, 1위 내놔"...10년 벼른 MS의 복수극

클라우드 기업 성공적 변신 이어 과감한 R&D·M&A 베팅
전통 B2B SW의 강점 토대로 자동차·반도체 사업까지 진출
뉘앙스 인수로 AI·헬스케어 데이터 사업 지배력 확대 노려
주가 급등에 시총 2조원 눈앞…10여년전 뺏긴 1위 자리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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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의 온테크] "애플, 1위 내놔"...10년 벼른 MS의 복수극
미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전경

윈도우 기업에서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에 성공하며,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는 최전성기를 구가 중인 MS(마이크로소프트)의 영토 확장속도가 매섭다. 매분기 기록적인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업 뉘앙스를 약 18조원에 인수하고, GM과 자율주행 사업에 협력하는 한편 서버용 반도체 독자 개발을 선언하는 등 IT와 주변산업을 종횡무진 오가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게임, XR(혼합현실), 디지털 트윈 등 사람들의 생활과 사회 시스템을 파고드는 사업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인텔과 함께 '인텔 칩-MS 윈도우 공동 제국'을 키워온 MS가 클라우드로 사업 중심을 옮긴 데 이어 서버칩 독자 개발까지 추진하는 것에서 디지털 산업 생태계를 MS 천하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아마존, 구글, 애플과의 패권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고, MS 생태계 안에서 업무도, 생활도, 여가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



◇뉘앙스 인수로 AI·헬스케어 패권 노린다=MS는 12일(현지시간) AI 및 음성인식기술 업체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스를 160억달러(약 18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부채를 포함할 경우 인수 금액은 197억달러(약 22조2000억원)으로, 2016년에 270억달러에 인수한 링크트인에 이어 MS의 역대 두 번째 규모 인수합병이다.

뉘앙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시리'에 사용된 기술을 개발한 회사로, 삼성전자도 2014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음성인식은 그동안 텍스트 위주로 이뤄진 디지털 서비스 이용경험을 보다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애플 시리를 비롯, 아마존 '알렉사',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 기업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가전회사,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기업들이 음성인식 비서와 스피커를 선보였다. MS도 '코타나'라는 소비자용 음성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지난해 스마트폰 앱 지원을 중단했다.

향후 메타버스, 로봇, 자율주행차 등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가 다변화되면 음성인식 기술은 텍스트를 대체하는 인터페이스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AI 연관 기기와 서비스에서도 음성인식 기술의 중요성은 크다.

뉘앙스는 특히 헬스케어 관련 음성인식 AI 기술을 보유하고, 매출의 60%를 환자와 의사의 대화를 녹음하고 문서화하는 사업에서 얻고 있다. 이 때문에 MS의 뉘앙스 인수는 의료 데이터가 만들어낼 시장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S는 클라우드와 AI를 전 기반으로 산업과 사회 영역에 맞춤형 솔루션과 서비스를 버티컬하게 제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안경애의 온테크] "애플, 1위 내놔"...10년 벼른 MS의 복수극
'뉴MS'를 이끌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

◇MR 기술로 24조 규모 국방사업 수주=MR 시장에서도 MS의 기술은 이미 국방 현장에 쓰일 정도로 발전한 단계다. MS는 지난달 말 미 육군 전투부대에 AR(증강현실) 헤드셋을 공급하는 약 220억 달러(약 24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미 육군은 AR을 활용해 전투환경 분석 능력을 높이는 '통합시각증강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MS는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를 바탕으로 눈앞에 보이는 현실 세계와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 해주는 장비를 개발했다. 야간투시, 안면인식 등의 기술을 통해 눈앞에 보이는 대상의 실체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것. 비디오게임 등 오락용으로 만든 기기를 교육, 의료 등에 이어 국방분야에 공급하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근접전투 부대원 12만여 명에게 헤드셋을 제공하고, 훈련뿐 아니라 실제 전투현장에서도 활용할 계획이다. 헤드셋을 쓰면 주변 환경을 탐지하고 목표물과 위험을 감지하는 정확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육군은 "혼잡하고 어두운 전투현장에서 장비가 부대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카 비켜라"…GM과 자율주행 협력=애플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자율주행차 산업으로 옮겨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MS도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구글도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수년간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있고, 아마존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기업 죽스를 인수하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GM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인 크루즈는 지난 1월 19일 MS를 포함한 기업들이 자사에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크루즈는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를 이용해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출시하고, MS는 기술 공급기업을 뛰어넘어 전략적 협력기업으로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자율주행차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실시간 대응하려면 MS가 보유한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 AI, 데이터 분석기술이 필요하다.

크루즈는 수년째 본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해 왔다.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와 상업적 배송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GM은 2016년 당시 직원 40명 규모의 크루즈를 약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 직원은 현재 약 2000명 규모다.

◇오랜 동지 인텔에 일격…"서버용 프로세서 자체 개발"=글로벌 주요 산업이 반도체 쇼티지 충격에 직면한 가운데 MS는 오랜 동지인 인텔에 등을 돌리고 서버 및 PC용 프로세스 자체 개발을 선언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것.

세계 전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두고 수많은 서버를 가동하고 있는 MS 입장에서 반도체 자체 개발이 주는 의미와 효과는 크다.

MS는 먼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의 반도체 설계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에 사용할 프로세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트북·태블릿 PC인 '서피스' 제품군 일부에도 자체 설계 칩을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폰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면서 MS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인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최근 탄소중립 흐름 속에 전력소모 절감이 고민거리로 떠오르면서 전기소모가 적은 암 반도체의 장점이 크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애플 역시 PC·노트북에 탑재되는 칩을 자체 프로세서로 바꾸기로 하고 올해 처음 'M1' 프로세서를 개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도 자체 클라우드센터용 칩을 자체 개발해 성능과 전력소모 기준을 충족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실세계를 뛰어넘은 메타버스 세상으로=MS가 집중하는 또 하나의 시장은 메타버스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MR 기술을 통해 가상의 플랫폼에서 현실 같은 생활과 경험을 하도록 돕겠다는 것. 지난 3월 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이그나이트 2021' 행사에서 공개한 MR 플랫폼 'MS 메시'가 비밀병기로 꼽힌다. 메시를 이용하면 AR기기인 홀로렌즈2를 쓰고, 가상협업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업무나 작업을 할 수 있다.

시연 영상을 보면 홀로렌즈를 착용한 사용자들이 가상현실과 현실이 결합된 공간에 모여 업무 회의를 하거나,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지구본, 설계도, 목업 등을 직접 조작하고 움직여가며 협업을 할 수 있다. 가상으로 구현된 열쇠나 지구본 등을 던져서 주고받을 수도 있고, 다양한 3D 입체 화면을 손짓 하나로 공유할 수도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10년 전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를 얘기했다면, 이제는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클라우드가 어떻게 다음 단계의 경제성장을 이끌지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기술공룡의 혁신에 열광하는 투자자들=윈도우에 안주하는 전통 IT기업으로 평가됐던 MS의 무한변신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MS 주가는 이달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58.49달러로, 1975년 창업 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성장과 혁신이란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업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믿고 투자하는 대표 블루칩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핵심은 클라우드다. MS의 솔루션과 서비스는 대부분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솔루션과 서비스가 구독모델로 제공돼,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갖췄다. MS는 클라우드 시장 1위인 AWS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MS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피스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이어 윈도 15%, 게임 12%, 서버·기업서비스 11%, 링크드인 6%, 검색광고 4.4%, 디바이스 3.5% 순으로 분석된다. 특히 5G, 엣지컴퓨팅과 연계한 게임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과거 기업용 업무솔루션과 서비스에 집중됐던 사업을 각 산업현장에 필요한 버티컬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자율주행차, 디지털 트윈, 반도체 등 신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면서 미래 성장성도 키워가고 있다.

작년 4분기에는 역대 최초로 400억달러가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하고,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증가했다.

MS의 주가는 14일(현지시간) 종가기준 255.59달러, 시가총액은 1.93조달러로, 사상 첫 2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시총 2.22조달러의 애플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MS는 올해 들어 17% 이상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상승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시총 1위 기업에서 2010년 아이폰으로 급성장으로 애플에 선두를 내준 MS 입장에서는 10여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솔루션 수요 증가도 MS에는 역설적으로 성장엔진이 됐다. 미 애널리스트 30명이 내놓은 MS의 평균 목표주가는 280달러로, 현 주가보다 9.4% 높은 수치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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