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노리는 'K-배터리'
배터리 분쟁합의로 사업에 탄력
바이든 전기차 확산정책 힘보태
양사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확보
美정부, 한국 투자압박 부정론도
배터리 분쟁합의로 사업에 탄력
바이든 전기차 확산정책 힘보태
양사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확보
美정부, 한국 투자압박 부정론도
12일 백악관과 청와대를 포함한 한·미 정치권에서는 LG와 SK간 합의에 대한 환영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양국 대통령까지 LG와 SK간 분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LG·SK의 합의 여부에 대해 직접 확인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LG·SK 협상에 대한 양국 정치권의 지대한 관심은 미래 성장동력 산업이 자칫하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전기차 산업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운 친환경 정책의 핵심이다. 모든 관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을 25%까지 확대, 2030년까지는 모든 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다. 단 목표 달성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불안정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해 반도체·희토류·의약품 등 핵심 소재·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미국 현지기업 중에서 배터리를 당장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없어, 중국 배터리를 제외하면 남은 선택지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다. 일본 파나소닉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만큼 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즉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고 현지 자동차업체에 활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와 SK의 배터리가 미국 전기차 정책의 핵심인 것이다.
때문에 SK의 사업 철수는 미국으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이었다. SK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 걸린 2600여개 일자리는 물론 전기차 사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양측의 합의로 미국은 LG, SK로부터 원활하게 배터리를 수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양사 모두 추가적인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더 탄탄한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로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업체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유럽에서 국내 배터리에 대한 견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회를 잡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을 공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든 정부로서는 K-배터리가 필요한만큼 배터리 분쟁에 관심을 가지고 중재에 나섰을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간 '전기차 동맹' 형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상황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 배터리 산업에 대한 미국의 입김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미국 정부가 역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에 대한 투자 압박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배터리가 필요한데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은 어렵고, 우리나라가 껴입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며 "지금 당장 현지 배터리 생산업체가 없어 한국 배터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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