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브레이크 없는 레임덕… 정권 바뀔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내로남불' 정권으로 각인된 이상 지지율 추락 계속될 것
'애나 낳자' 말 나올때까지 청년·주택·출산정책 공들여야
대통령 힘이 너무세… 중앙권한 지방 이양은 계속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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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브레이크 없는 레임덕… 정권 바뀔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우석훈 교수는 40대 이하 청년층 고용에 대해 정부가 '욕심을 내야 한다'고 했다. 우 교수는 "팬데믹 이전에 일본 미국 독일 등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넘는 나라도 청년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황이었다"며 "코로나 이후 경제 붐업 기회가 올 텐데, 정부가 정책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공 부분 80만 일자리 목표는 달성이 쉽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단언했다.



-최근 부산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한다는 모당 부산시장 선거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는데요,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해서 지지하게 됐나요.

"그 후보가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하며 대안에 대해 정책적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개 지지하게 됐습니다. 가덕도신공항은 우선 건설하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건설한다면 활주로를 하나로 할지 두 개로 할지 결정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할지 개략적인 통일안이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게 없어요. 경제적 효과도 계산이 너무 이상해요. 활주로 방향에 따라 북항 드나드는 배랑 부딛힐 수도 있다는 말도 있고요. 대략적인 도면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고요."

-지역개발 욕구가 큰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장기적으로 봐야지 단순히 경제적 비용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어려운 건 알겠는데, 지난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부산에 금융 공기업이 많이 갔거든요. 거래소까지 갔고. 그러면 동북아 금융허브가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 수준인가요? 영화산업에서도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가 갔는데, 이런 방식이 과연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됐느냐 하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거든요. 지역경제의 위기는 공감하지만 뭔가 유치를 하면 해결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거지요."

-문 대통령이 예정지를 배를 타고 가서 '가슴이 뛴다'고 했어요.

"행정수반이 행정도 하지만 각 부처와 지역의 심판관 역할도 하거든요. 여러 가지 갈등을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인데, 심판이 선수로 뛴 셈이지요. 그런데 부산의 민주당 지지율은 별로 상승하지 않았거든요. 법까지 만들고 그랬는데 …. '잘 안 될 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지요."

-최근 '리셋 대한민국'을 박용진 의원, 김세연 전 의원과 냈는데요. 무엇을 리셋한다는 건가요.

"저는 지방 준연방제가 중요하다고 생각만 했었지, 왜 필요하고 어느 정도 해야 되는지 깊은 고민을 안 했거든요. 이번 책을 내기 위해 두 분과 대담을 하면서 가덕도 얘기가 나와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만약, 가덕도공항에 10조원이 든다고 하면 그 돈을 부산시민들에게 주고 공항을 건설할지 안할지 결정하라고 해보세요. 공항을 안 할 거 같아요. 하다못해 도심에 고속철을 놓는다거나 학생들한테 뭔가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을까요? 이런 면에서 중앙에 있는 복지나 토건에 관한 예산을 이제는 지역에 나눠주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면 싸움을 하더라도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이 도움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방 정치인들 사이에 포퓰리즘이나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진 않을까요.

"예를 들어 제주특별자치도 시행할 때 저도 반대를 했었어요. 환경영향평가 권한을 환경부장관으로부터 도지사에게 넘겨주는 게 포함됐거든요. 그러면 제주도 난개발 일어나고 난리난다고 했어요. 지나보니까 나름대로 균형이 생기더라고요. 무조건 토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요. 제주2공항을 도지사가 찬성한다고 하니까 도민들 중에 물러나라고 항의도 하잖아요. 논의를 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더라고요."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은 계속 주장돼 왔지만 여전히 실행은 안되고 있습니다.

"지방에 권한이 이양되면 지역별로 경쟁이 일어나요. 원래 지방자치제가 그런 거거든요. 몇 년간은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감옥 가는 사람도 있고, 사고도 나고, 그런 부작용을 거친 다음에는 정착이 되거든요. 헌법을 개정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고 현 헌법 아래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봐요."

-중앙정부 형태도 고민해온 걸로 아는데요.

"대통령이 너무 힘이 센 건 맞아요. 국회에서 총리를 임명 또는 제청하자는 논의가 있는데, 개헌을 안 해도 지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 권력을 내려놓는 방식이 성공하는 시대가 온 거예요. 대통령이 임면권 다 쥐고서 하나하나 다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사람이 움직이는 게 아니고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해야지요. 운용방식 전환이 필요한 때가 된 거예요."

-'88만원세대'는 이제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는데, 14년이 지났는데도 지금 우리 청년들의 사정은 나아지긴커녕 악화됐어요.

"저는 지금 20대들을 잘 모르겠어요. 세대 내 공통점보다는 차이가 워낙 커요. 주의주장이 더 강해진 거거든요. 정치적으로 보면 회사 내 직장 민주주의라는 강렬한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거든요. 지금 경제현장에서는 팀장들이 참 힘들어 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팀장이 시키면 했는데, 지금은 '싫어요' '퇴근할 거예요'한다고 합니다. 이게 전 세계 공통의 현상이에요. 20대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게 이상한 거예요. 다음 세대는 더 반항적이고 더 자기주장이 강한 '선진국 현상'이 벌어질 거거든요."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까요.

"안타까운 것은 저를 포함해서 586들은 학생운동을 할 때 군인들과 싸웠거든요. 그러다보니 군인들처럼 된 거예요. 작전을 세우고 진을 치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만든 게 아니고 책에서 배운 거거든요. 정부에 대한 민주주의가 끝나고 나면 생활 민주주의로 넘어가요. 가정 내에서 어떻게 결정을 할 건가 자녀들과 대화하고 회사 내에서도 논의를 하게 되잖아요. 이렇게 생활 속으로 민주주의가 스며드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정치적 민주주의만 민주주의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20대가 보기에 '아, 저 꼰대' 이러는 겁니다."

-그러면 80년대 민주화 투쟁과 90년대 외환위기, 밀레니엄 시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온 기성세대는 억울하잖아요.

"그들은 '이게 효율적이지 않냐' 그럽니다. 하지만 히틀러가 효율적이라고 해서 히틀러 방식을 채용하진 않잖아요. 시끄럽고 곤란한 것들을 해결해온 사회나 회사들은 다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CEO가 일방통행 식으로 밀고나가려 하다가 직원들의 의견에 부닥쳐 창의적인 방법을 찾으려다 보니 사회와 회사의 방식과 제도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해. 나는 고용을 제공하고 있잖아.' 이런 식으로 20대를 대해선 이제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 것은 중진국이었을 때 통하는 거지요."

-청년들을 긍정적 에너지 쪽으로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예산에서 좀 더 청년 쪽으로 무게중심을 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 될 때 50대가 엄청 찍어줬거든요. 국회의원들도 50대가 많으니까 정년 연장하는 것이 순식간에 통과되더라고요. 기계적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 텐데, 안 준다는 거예요. 기성세대와 청년층 세대의 일자리가 다르니 겹치지 않는다고 했지만, 숫자가 나와 있는데 청년들이 믿겠어요? 지금도 정책의 중심이 50대 60대에 혜택이 가는 정책들이 더 많아요. 그리고 일부 여성, 청소년인데 순위이고. 아직도 청년층을 위한 예산과 정책은 부족한 면이 있어요."

-정부 청년정책이 부족한가요.

"완전 고용은 어렵지만, 청년들을 완전 고용하겠다, 적어도 40대 이하를 완전 고용하겠다는 목표는 세울 수 있는 거거든요. 팬데믹 전에는 일본 미국 독일이 사실상 청년층 완전 고용에 도달했어요. GDP 4만 달러 이상의 나라에서도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극단적인 계획을 세워서 정 안 되면 구청에 청소라도 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정책의 순위를 높이고 노력하면 달성 가능합니다."

-현 정부는 실제 그렇게라도 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공무원 17만여명을 포함해 공공부문에서 총 80만명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잖아요.

"청년층 내에서는 또 대상이 갈리거든요. 그 안에서 젠더 갈등, 지역갈등이 또 있어요. 여전히 전체 정책의 우선 순위가 밀리고 있고 정책 효과마저 세대 내 차이로 효과가 나지 않는데 무작정 한다고 해서 효과적으로 늘겠어요? 재원도 문제잖아요. 실현 불가능한 일입니다."

-민간 대기업의 청년층 채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안 두는 것 같아요.

"다 필요한데요, 공공에서 끌면 민간에서 움직일 거라고 했는데 안 된 거지요. 정년 연장이 되면서 갑자기 노화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노인은 노인 대로 힘들고 청년들은 청년대로 힘들고요. 팬데믹 이후 한국에는 국제기준으로 봐선 기회가 한 번 올 거예요. 수출은 지금 잘 돌아가요. 그 관련 산업을 붐업하면 부분적인 청년 완전고용을 목표로 해볼 수 있는 거예요.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잘 짜야지요."

-초저출산 현상이 심각합니다. 작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어요.

"기초단체 기준으로 봐선 정말 '끝내주는' 수치가 많이 나왔어요. 강남구 종로구 이런 기초단체 기준으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아마 0.6도 안 되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아주 심각합니다."

-프랑스가 출산율을 다시 높인 거의 유일한 국가로 얘기되는데요.

"프랑스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들도 모른다는 거예요. 보조금도 주고 관련 사회 규제도 완화하고 결혼 안 해도 혜택을 많이 주는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던지다보니 됐다는 겁니다. 그 정책들이 거의 동시에 진행이 돼서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는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누적효과라는 게 있어요. 많은 것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누적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거든요. '아 이제 애를 낳아도 되겠구나' 하는 순간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효과가 안 나타나더라도 여러 가지 정책을 계속 쓰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무던한 노력과 시도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우리도 20년 이상 출산율 높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머잖아 효과가 나타날까요.

"프랑스는 프랑스에서는 이런 경우가 있어요. 가난한 사람들이 애 둘을 낳으면 먹고 살 만 해지고, 셋을 나면 중고차 정도는 산다고 해요. 수당 같은 게 많아지고 주거에 대한 조건도 좋아지고 그러니까요. 사람들 사이에서 '애 둘셋만 낳아도 밥은 먹고 살아'라는 인식을 갖도록 시스템이 된 거예요. 그러니 심지어 '힘들어 죽겠는데, 애나 낳자' 이런 말이 나오는 겁니다. 참 부러운 일이에요. 이런 경지를 넘어간 나라가 현재까진 프랑스밖에 없는데, 그 사람들도 그 이유를 모르는 겁니다. 계속 공을 들이는 수밖에요. 사교육, 주택, 실업 이런 문제들이 결혼하고 애 낳으면 상당히 완화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요."

-거기에 정책 타깃을 맞춰야 할 텐데요.

"결혼하고 애 낳는 쪽으로 지원을 많이 하다보면 1인가구들은 또 피해를 보게 돼요, 현재 1인가구가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중산층 가정 위주의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을 해서 청년과 신혼부부에 중점을 두면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정책믹스가 필요해요."

-다음 주 투표를 비롯해 내년 대선까지 1년간 중요한 정치일정이 있는데요, 유권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보세요.

"20·30대에게는 공정이라는 게 계속 주요 이슈가 될 겁니다. 절차와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거지요. 몰상식과 내로남불이 집권층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계속 내려갈 거예요. 직접적 책임이 없더라도 정권을 잡고 있는 쪽의 책임인 것이거든요. 저는 LH사태 터지기 전까지 정권이 바뀌지 않을 거라고 봤어요. 10년은 갈 거라고 봤는데, 사태 추이를 보면서 아 이제 정권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것들이 앞으로 계속 터질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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