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칼럼] 바보야! LH사태, 문제는 시장이야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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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호 칼럼] 바보야! LH사태, 문제는 시장이야
박선호 편집국장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정국의 블랙홀이다. 거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다. 표출되는 것은 대중의 분노다. '4·7 재보궐 선거'도 이미 판세가 기운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뭘 해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오죽했으면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 선대위원장이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고 읍소를 했을까?

하지만 정작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듯 싶다. 스스로도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싶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현 상황을 "부동산 비리를 뿌리 뽑고, 공직사회를 맑게 고쳐야 하는 시기, 코로나19도, 그에 따른 민생과 경제의 고통도 빨리 끊어야 하는 시기, 서울시 대전환, 가덕신공항 건설 같은 대형 미래비전을 시작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 일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분명 최근 LH사태 탓에 돌아선 민심에 대한 긴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입장은 그러면서도 이번 LH사태를 부동산 투기 탓으로 보고, 그 것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일의 적임자는 역시 민주당 자신들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입장이다. 이 점은 최근 '부동산 적폐 청산'를 언급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은 최근 사태에 대해 '부동산 적폐'라 규정하고 "청산해야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심하다. 부동산 적폐가 문제라면 역으로 문 대통령과 이 위원장 스스로가 정부의 무능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 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6월 19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필두로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그 대책들 어느 한 곳에서도 '부동산 투기세력 억제와 단속'이라는 표현이 빠진 적이 없다. 그나마 시장 친화적으로 보이는 2017년 '6·19 대책에도 "투기수요는 억제하되, 실수요자는 최대한 보호"라는 구절이 보인다. 그렇게해서 4년여가 흐르는 동안 정작 투기세력 억제는커녕 단속해야 할 정부 각 기구 내부가 썩어 '투기꾼'이 됐다. 정작 반성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인 셈이다.

그런데 왜 가장 투기를 증오하는 현 정부에서, 그 것도 내부에서 최악의 땅 투기가 이뤄졌을까? 역사에서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본래 가장 종교적인 시대, 수도사의 시대였던 중세 유럽에서 교회가 가장 부패했던 이유이며, 또 노동착취의 자본주의를 증오했던 공산당이 부패해 착취의 주인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고인 물들이었기 때문이다. '거래로 이익과 손실을 흐르게 해 고루 나눈다'는 시장을 무시한 탓이다. 생각해 보라, 누가 작금의 부동산 시장을 '로또 시장'으로 만들었는가? 현 정권은 제일 먼저 역대 어느 정권보다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 돈은 자연스럽게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었고, 투자 수요가 늘었다. 정부는 그 투자수요를 '투기'로 보고 막기만 했다. 금융권 대출을 최대한 막아 일반인들의 시장 참여의 길을 막았다.

부동산 시장은 금이 열리는 황금나무가 됐고, 그 시장에서 현찰 동원 능력이 있는 부자들만 돈을 벌었다. 정부는 이마저 막으려 각종 세금을 올렸다. 갈수록 누렇게 여무는 황금나무 과수원에 정부는 철책을 두르고 그 과실이 시들기만 바라는 꼴이었다. '어차피 시들 과실이라면 지키는 사람이 좀 먹으면 어때?' 치명적인 뱀의 유혹은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만약 정부가 담장을 낮추고 리츠 등의 금융상품을 활용해 더 많은 이들이 황금사과를 나누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주식시장처럼 '개미'들도 같이 수익을 보는 그런 시장이 되지는 않았을까? 본래 답은 문제에 있다. 문제를 잘못 보니, 답 찾기가 힘든 것이다. LH 투기를 막겠다며 온갖 법안과 대책을 내놓는데 모두가 사후 약방문이다. 시장이라면 다르다. 예컨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LH 차원에서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탓에 입은 회사 명예훼손 등 각종 손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부동산 적폐도 문제지만 그 적폐를 양산하는 구조가 더 문제다. 시장을 무시하는 현 정부의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시장은 물(유동성)을 흐르게 해 주변 땅(시장 참여자들)을 풍요롭게 한다. 반대로 고이면 ?는다. 문제는 시장이다. 이번 LH사태의 민심이반은 간단히 '시장의 저주'다.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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