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왓패드·왈라팝 인수·투자
日 야후재팬과 경영통합도 성사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체질 개선
엔터·쇼핑 등 사업군도 다양화
日 야후재팬과 경영통합도 성사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체질 개선
엔터·쇼핑 등 사업군도 다양화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기술'과 '시너지'로 요약된다. 각국의 역량 있는 회사와 손잡고, 그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을 현지 서비스에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전략이다. 대상 업종도 다양하다. 엔터테인먼트·쇼핑·인터넷 등 다양한 사업군에 걸쳐,'기술 시너지'를 확대하며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다.
◇북미서 왓패드 품으며 웹툰·웹소설 글로벌 1위로 우뚝 = 네이버는 지난 1월 '왓패드'를 약 6억 달러(6500억)에 품으며 본격적인 글로벌 투자 행보에 나섰다. 왓패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약 9000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으로,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라고도 불린다.
네이버웹툰을 통해 전 세계 72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네이버는 왓패드를 인수함으로써 1억6000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기업이 됐다. 특히 왓패드 인수 경쟁에는 글로벌 거대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틱톡의 운영사 바이트댄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집중시켰다. 왓패드가 글로벌 거대 기업 대신 네이버를 선택한 데는 네이버의 웹툰을 통한 글로벌 성공 경험, 스토리텔링 콘텐츠로서 웹툰과의 시너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기술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10일 한국 웹툰을 번역해 영미·유럽권에 선보이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운영사인 콘텐츠퍼스트에 334억을 투자하기도 했다. '태피툰'은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청원 대상이 되기도 한 '나혼자만 레벨업' 등 다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왓패드 인수로 글로벌 1위 웹툰 및 웹소설 플랫폼으로 거듭난 데 이어, 북미, 유럽 콘텐츠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왈라팝·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 유럽 리셀 기업에도 투자 = 지난 2월에는 코렐리아 캐피탈을 통해 스페인 최대 리셀 커머스 기업 왈라팝에 투자했다. 왈라팝은 스페인 중고거래 시장의 63%를 차지하며 '스페인의 당근마켓'이라고도 불린다. 다양한 품목들이 거래되는 리셀 플랫폼의 특성상, 네이버가 현재 쇼핑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검색, 광고, 스마트스토어, AI(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왈라팝 플랫폼에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창출해내는 식의 협력을 예상해볼 수 있다.
네이버의 유럽 지역 리셀 기업에 대한 투자는 왈라팝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의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한 바 있다. 개성과 가성비, 친환경을 중시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C2C 시장을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가 손을 뻗기 전에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선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상반기 스마트스토어 플랫폼 수출 = 지난 1일에는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간 경영통합이 완료됐다. 이번 경영통합으로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전략적 지주사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한 A홀딩스가 새롭게 출범했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통합을 계기로 그동안 축적한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 사업으로 네이버는 상반기 중 스마트스토어 기술을 Z홀딩스의 플랫폼에 제공할 계획이다. 라인과 Z홀딩스는 경영통합 온라인 간담회에서 일본 내 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의 하나로 상반기 내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을 전격 도입키로 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일본 내 사용자만 1억명이 넘는 만큼, 네이버는 일본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고, 자사의 기술을 글로벌 사용자들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자체 기술을 글로벌 1위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모델은 우리 인터넷 기업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델"이라 면서 "미국과 중국의 소수 기업이 글로벌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로컬 파트너들과 함께 시너지를 만드는 네이버의 전략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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