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 범위 등 상임위서도 시각차
방통위 "기본 책무" 재차 주장
통합 조정·제3법안 등 접점 난항
인터넷 업계 '중복규제' 우려에
"한쪽 법만 적용할 장치 둘 것"
방통위 "기본 책무" 재차 주장
통합 조정·제3법안 등 접점 난항
인터넷 업계 '중복규제' 우려에
"한쪽 법만 적용할 장치 둘 것"
네이버, 카카오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플랫폼법' 을 둘러싸고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두 부처는 공정경쟁을 앞세워 각각 인터넷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규제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규제관할권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두 부처가 법안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정무위원회(정무위)도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여당 지도부까지 나서 조율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 합의점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사태가 부처간 규제입법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위원회의 설립 근거라고 재차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자칫 공정위가 추진중인 개정안과 함께 방통위가 관련법안을 별도 추진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 설명회를 개최하고 플랫폼법 규제 현황과 법 개정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공정위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법'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있지만, 부처간 규제경쟁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배춘환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설명회에서 "방통위는 통신·방송산업의 규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설립됐고,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서비스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역시 방통위의 기본 책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전혜숙 의원안과 공정위의 개정안을 비교하면서 "전혜숙 의원안이 플랫폼 이용사업자 뿐만 아니라 이용자까지 보호할 수 있고, 대규모 사업자와 일반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이원화해 혁신 저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법의 가장 큰 차이는 전혜숙 의원안이 사업자간, 사업자와 이용자간 관계를 모두 규율해 불공정 행위를 막는 내용을 담은 반면, 공정위안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간 관계만 규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을 재화·콘텐츠 등 거래중개 서비스 이외에도 정보교환 매개 서비스로도 보고 있는 반면, 공정위는 중개거래 서비스 대상으로 놓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플랫폼 산업의 혁신 저해 방지 대책을 놓고도 시각이 엇갈린다. 방통위는 온라인플랫폼에 거래 기준을 권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공정위는 이를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열거해 규율하고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방통위는 플랫폼 산업의 혁신 저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징금(금지행위 위반 이외 과징금 없음) 최소화와 형벌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자에 대한 집행력 강화를 위해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실효성이 가능하도록 매출액 추정, 이행강제금 등의 집행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방통위는 현재 공정위 안으로 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독과점을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일단, 방통위는 일정 규모 이상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정과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에게만 적용하는 규정의 이원화를 택했다. 여기서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는 매출액, 거래금액, 이용자수, 이용집중도 그리고 거래의존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이 경우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는 각 플랫폼 유형별 1~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대상 기업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앱마켓에서는 애플과 구글, 검색엔진에서는 구글과 네이버, 온라인쇼핑에서는 네이버와 쿠팡, SNS에서는 페이스북와 카카오톡 등이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정위의 경우 B2B만을 규정하다보니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소비자 피해 등을 규제할 방법이 법안에 담겨있지 않다. 대신,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것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서 여러 내용을 녹여 제시해야 한다.
규제대상에서도 차이가 크다. 방통위에서 말하는 온라인플랫폼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용사업자와 이용자간 또는 이용자와 이용자간에 정보 교환을 매개하거나 재화와 용역에 관한 거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앱마켓과 온라인 몰,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OTT 등 플랫폼 집중도가 높아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고 인정되는 분야가 대상이다.
공정위도 공정거래 질서확립 차원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들여다보지만, 네이버만 해도 사업범위가 매우 다양한 만큼 특정 사업자가 아닌 특정한 '분야'로 봐야 하므로, 규율 범위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 방통위의 시각이다.
방통위는 공정위의 최근 행보가 자칫 권한 침해로 비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도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이용자 보호 권한'은 방통위의 기본적인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두 부처가 논란을 벌이고 있는 법안은 각각 서로 다른 상임위에 올라가, 국회 절차에 따라 입법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만 과방위와 정무위에서 각각 전혜숙 의원안과 공정위안을 통과시킬 경우에 법사위에서 두 법이 충돌하게 된다. 따라서 사전에 두 부처 뿐만 아니라 국회 과방위, 정무위 간에도 플랫폼법을 사전 조율, 병합 심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각각의 법안이 별도로 심의돼 양 부처가 통합 조정할지, 아니면 아예 두 법안을 통합하는 제3의 법안을 마련할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방통위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중복 규제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배춘환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실제 시장에 중복 규제가 가면 안되니, 이전에 공정위와 한쪽이 조치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조치를 못하게 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었다"면서 "동일한 상황에서 한쪽이 먼저 제재, 사실 조사 등을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것을 못하게 하는 법적 조항까지도 두는 방안을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특히 두 부처가 법안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정무위원회(정무위)도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여당 지도부까지 나서 조율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 합의점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사태가 부처간 규제입법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위원회의 설립 근거라고 재차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자칫 공정위가 추진중인 개정안과 함께 방통위가 관련법안을 별도 추진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 설명회를 개최하고 플랫폼법 규제 현황과 법 개정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공정위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법'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있지만, 부처간 규제경쟁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배춘환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설명회에서 "방통위는 통신·방송산업의 규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설립됐고,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서비스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역시 방통위의 기본 책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전혜숙 의원안과 공정위의 개정안을 비교하면서 "전혜숙 의원안이 플랫폼 이용사업자 뿐만 아니라 이용자까지 보호할 수 있고, 대규모 사업자와 일반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이원화해 혁신 저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법의 가장 큰 차이는 전혜숙 의원안이 사업자간, 사업자와 이용자간 관계를 모두 규율해 불공정 행위를 막는 내용을 담은 반면, 공정위안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간 관계만 규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을 재화·콘텐츠 등 거래중개 서비스 이외에도 정보교환 매개 서비스로도 보고 있는 반면, 공정위는 중개거래 서비스 대상으로 놓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플랫폼 산업의 혁신 저해 방지 대책을 놓고도 시각이 엇갈린다. 방통위는 온라인플랫폼에 거래 기준을 권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공정위는 이를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열거해 규율하고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방통위는 플랫폼 산업의 혁신 저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징금(금지행위 위반 이외 과징금 없음) 최소화와 형벌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자에 대한 집행력 강화를 위해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실효성이 가능하도록 매출액 추정, 이행강제금 등의 집행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방통위는 현재 공정위 안으로 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독과점을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일단, 방통위는 일정 규모 이상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정과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에게만 적용하는 규정의 이원화를 택했다. 여기서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는 매출액, 거래금액, 이용자수, 이용집중도 그리고 거래의존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이 경우 대규모 독과점 사업자는 각 플랫폼 유형별 1~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대상 기업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앱마켓에서는 애플과 구글, 검색엔진에서는 구글과 네이버, 온라인쇼핑에서는 네이버와 쿠팡, SNS에서는 페이스북와 카카오톡 등이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정위의 경우 B2B만을 규정하다보니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소비자 피해 등을 규제할 방법이 법안에 담겨있지 않다. 대신,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것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서 여러 내용을 녹여 제시해야 한다.
규제대상에서도 차이가 크다. 방통위에서 말하는 온라인플랫폼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용사업자와 이용자간 또는 이용자와 이용자간에 정보 교환을 매개하거나 재화와 용역에 관한 거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앱마켓과 온라인 몰,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OTT 등 플랫폼 집중도가 높아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고 인정되는 분야가 대상이다.
공정위도 공정거래 질서확립 차원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들여다보지만, 네이버만 해도 사업범위가 매우 다양한 만큼 특정 사업자가 아닌 특정한 '분야'로 봐야 하므로, 규율 범위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 방통위의 시각이다.
방통위는 공정위의 최근 행보가 자칫 권한 침해로 비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도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이용자 보호 권한'은 방통위의 기본적인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두 부처가 논란을 벌이고 있는 법안은 각각 서로 다른 상임위에 올라가, 국회 절차에 따라 입법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만 과방위와 정무위에서 각각 전혜숙 의원안과 공정위안을 통과시킬 경우에 법사위에서 두 법이 충돌하게 된다. 따라서 사전에 두 부처 뿐만 아니라 국회 과방위, 정무위 간에도 플랫폼법을 사전 조율, 병합 심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각각의 법안이 별도로 심의돼 양 부처가 통합 조정할지, 아니면 아예 두 법안을 통합하는 제3의 법안을 마련할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방통위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중복 규제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배춘환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실제 시장에 중복 규제가 가면 안되니, 이전에 공정위와 한쪽이 조치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조치를 못하게 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었다"면서 "동일한 상황에서 한쪽이 먼저 제재, 사실 조사 등을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것을 못하게 하는 법적 조항까지도 두는 방안을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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