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칼럼] 한미 `2+2` 회의,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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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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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칼럼] 한미 `2+2` 회의,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이 끝났다. 예상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이 제시됐다. 공동성명은 싱거웠다. 민감한 내용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뜨거웠다. 외교적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했다. 그 결과 현재 한미간 중국과 북한 문제를 둘러싼 적지 않은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군사적 협력 분야의 성공적 조율을 고려할 때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가 아닐까 싶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튼튼한 편이다. 여전히 서로를 필요로 하는 만큼, 그리고 지난 70년간 쌓아 올린 협력의 두께만큼 견고하다. 하지만 그간 외쳐온 '빛 샐 틈 없는 동맹'은 아닌 것 같다. 동맹의 전제가 되는 위협 인식과 관련해 두 개의 구멍이 있다는 것이 기자회견을 통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절반의 실패지만, 승자는 중국과 북한이고 패자는 한미 양국이다.

공동성명에서 중국이란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한국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였는지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문제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중국의 도전을 강조하고 인권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한국의 장관들은 기자회견에서조차 중국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 비핵화라는 말도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 개념이 곧 북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정의용 외교장관이 잘 설명했지만,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모두 빠지고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로 대체됐다. 예상대로 북한 인권문제도 생략됐다.

위협에 대한 인식이 다르면 동맹은 지속되기 어렵다. 그렇기에 매끈하게 외교적 수사로 표현된 공동성명과 달리 현재 한미동맹은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동맹의 본질에 대해 우리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우리는 중국이나 북한의 눈치를 보며 동맹에 제기될 위협이나 위험에 눈감고 공동행동에도 한 발 빼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향후 중국이나 북한으로부터 위기가 발생하면 미국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인가? 이때 미국은 한국의 그간 행보를 불문하고 우리를 위해 싸워줄 것인가?

중국과 북한에 대한 근본적 인식 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미동맹은 시들어 갈 것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자세로 한미동맹 복원에 나서야 한다. 먼저 외교적 차원에서는 지금처럼 중국 문제를 회피할 이유는 없다. 이러한 행보가 지속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2류 동맹국으로 여길 우려가 크다. 정의용 외교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면 어떠한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쿼드(Quod)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중국을 겨냥한 공세적 대응을 자제하는 한국 나름의 역할을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 문제도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한미 공동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고자 한다는 점에서 미국도 한국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핵 보유를 더욱 노골화하는 북한의 행보에 눈감아서는 안 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하는 제재완화 및 경제적 보상이 필요하다.

이번 '2+2' 회의를 지켜보면서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정부 출범 2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쿼드 정상회담을 마쳤고, 한국 일본과 '2+2' 회담을 마쳤으며, 미중 전략대화를 앞두고 있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미중 경쟁에 대한 미국의 절박함과 뛰어난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 지난 3년처럼 북한에만 얽매이면 한국은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수 있다. 일 년 남짓의 기간이지만 올바른 정책을 펼 수 있다면 이번 '2+2' 회의는 더 큰 성공으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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