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칼럼] 쿠팡 상장, `다음 스토리`가 더 기대되는 이유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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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칼럼] 쿠팡 상장, `다음 스토리`가 더 기대되는 이유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다소 무모하고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한 11년 간의 도전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성공 스토리로 귀결됐다. 미국 증시에서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한국 유니콘의 쾌거'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마친 후 "한국인들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한강의 기적'에 우리가 일부가 된 것이 너무나 흥분된다. 뉴욕 증시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 유니콘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가 시작된 쿠팡은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보다 높은 100조원 이상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12일 종가 기준 몸값은 94조5000억원으로,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다. 창업 10년을 갓 넘긴 쿠팡은 국내 기업 최초 뉴욕 증시 상장이란 기록을 세웠다. 2019년 우버 이후 뉴욕 증시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 사례이자,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최대 규모 외국 기업이란 타이틀도 쥐었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네이버와 카카오 몸값을 합친 것에 육박하고,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전통 강자인 이베이코리아의 19배에 달한다. 그동안의 국내 기업 가치산정 및 투자공식을 모두 깨뜨린 쿠팡의 수치에 투자전문가들은 '놀랍다'는 반응 외에 이렇다 할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쿠팡과 유사한 사업을 하면서 연간 거래액도 쿠팡과 비슷하고, 16년 연속흑자를 기록 중인 '알짜기업'인 이베이코리아의 가치가 5조원인데, 만년 적자인 쿠팡에 주는 점수가 과다하게 높다는 것이다. 쿠팡은 작년 매출 13조3000억원에 6000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의 해석은 달랐다. 쿠팡 가입자들이 매년 쿠팡을 통해 더 많은 쇼핑을 하고, 영업을 통한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선 데다 아직 한국 e커머스 시장이 더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한 것이다. 550조원 규모인 한국 소매시장 중 e커머스는 150~160조원 규모로, 비중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충격은 e커머스와 배달 플랫폼의 약진으로 이어졌고, 쿠팡은 로켓배송과 쿠팡이츠를 무기로 작년 한해에만 매출이 91% 커졌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쿠팡이 유통과 물류를 결합한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여기에 쿠팡이츠를 통해 전국 자영업자와의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는 쿠팡이 무한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기회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불법·탈법 논란을 거치며 확보한 택배운송 사업이 쿠팡에 '킬러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마존·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로봇·자율주행기술 등을 이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승부를 걸고 있다. 쿠팡이 네이버, 카카오보다 앞선 것이 이 부분이다. 온·오프라인의 소비자와 공급자, 자영업자를 연결한 진화한 거래·연결 플랫폼으로 커질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런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쿠팡 상장보다도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그리고 쿠팡 사례를 보며 꿈을 키운 '쿠팡키즈'들의 등장이 기대된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성공사례가 쌓이면서 창업에 자신있게 도전하는 '알리바바 키즈'들이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플랫폼의 가능성에 눈 뜬 많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을 무대로 뛰고 있다.

박세리 선수는 IMF 사태로 힘겨웠던 1998년 7월, '맨발투혼' 끝에 LPGA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환희를 줬다. 그 모습을 지켜본 수많은 '세리 키즈'들이 골프 여전사로 성장해 오늘날 글로벌을 주름잡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중에 쿠팡이 터트린 잭팟도 그에 못지 않은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쿠팡 다음 스토리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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