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칼럼] 청년을 잃어버린 세대로 만들 수 없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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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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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칼럼] 청년을 잃어버린 세대로 만들 수 없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는 청년이다. 하지만 정부의 청년정책은 생색내기에 그친다. 통계청의 고용통계를 보면, 지난해 20대 취업자는 3.9% 줄었고, 고용률은 55.7%로 외환위기 때보다 낮아졌다. 금년에 더 악화되어 1월 고용통계에서 Z세대로 표현되는 15~19세 취업자는 무려 40%, 20~29세도 7% 감소했다. 구직활동을 단념한 비율도 30대가 34%, 20대가 29.4% 급증했다.

젊을수록 소득은 줄고 빚이 늘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통계를 보면, 작년 3분기 부채증가율은 청년층이 중장년층보다 2배 이상 컸다. 근로소득은 39세 이하가 4.3%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은 5%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계를 보면, 작년 3분기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8.5% 늘었고, 청년층 차입자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도 14.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의하면 불평등지수인 지니계수도 29세 이하에서 가장 컸다.

청년층의 피해는 이게 끝이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도 취업공백, 교육공백, 인적자본공백으로 상처가 남아 '잃어버린 세대'로 낙인찍힌다. 경제가 회복해도 취업이 어렵고 임금을 낮추어 취업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경험했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2015)을 보면, 대학 졸업 후 실업을 경험한 청년이 3년 뒤 취업할 확률은 73.9%로 취업을 경험한 청년보다 17.3%포인트 낮았다. 실업을 경험한 청년의 3년 뒤 임금은 취업을 경험한 청년보다 20% 적었다.

청년실업에 따른 공백은 10여년 이상 간다. 한국은행의 분석(2018)에 의하면, 20~29세 때 실업률 1%포인트의 상승은 30~34세 때 0.08%포인트, 35~39세 때 0.02%포인트, 40~44세 때 0.01%포인트 상승시켰다. 코로나위기는 세계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하고 광범위하기에 청년 실업은 이보다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궁핍화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려고 청년은 발버둥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집 장만에 눈을 돌렸고, 그 이후 시중자금이 대폭 늘어 주가가 뛰자 청년은 '동학개미'가 되었다. 은행대출과 신용대출로 빚내어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하는 '영투'는 청년을 상징하는 신조어가 되었다. 주식이 위험투자이기에 청년의 불안은 가중되었다.

이러면서 우울증 등 '코로나 불루'에 걸린 청년이 급증했다. 아르바이트 취업면접도 희귀해지면서 사람 만나기도 어려웠고, 학교 다니는 청년은 온라인강의로 사회적 유대를 쌓기도 어려웠다. 코로나로 인한 정신건강은 청년층일수록 나빠졌다. 건강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상반기에 자해 진료 건수가 총 36% 증가했는데, 20대는 80%, 30대는 87%로 훨씬 컸다. 우울증 진료건수도 20대가 28%, 30대는 14% 증가했다.

코로나로 한국 청년노동시장의 중병은 깊어졌다. 코로나 이전에 독일 노동경제학연구소(2013)는 한국의 청년실업이 매우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청년은 부모세대보다 실업률이 4.6배 많고, 공식 실업률은 낮지만 사실상 실업자인 니트(NEET)는 매우 높고, 고학력 실업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가장 크다는 것이다. OECD의 교육보고서(2016)를 보면, 한국은 대학 진학을 위해 가계지출의 8%를 사교육비에 들이지만, 사회생활은 비정규직으로 시작하고 그중 60% 정도만 정규직이 된다. 직업교육훈련을 받는 비율은 18%로 OECD 평균(44%)의 절반도 안 되고, 고졸 대비 대졸의 임금 프리미엄은 38%로 OECD 평균(55%)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은 방치되고 있다. 청년고용정책이라고 해봐야 생존하기도 벅찬 중소기업에 청년고용지원금을 주거나 용돈주기식의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였고, 청년수당과 청년배당 등 '청년 팔이' 자금지원책만 판을 쳤다. 청년을 잃어버린 세대로 만들 수 없다. 교육제도와 임금고용제도를 혁신하고, 새로운 기술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이 크도록 산업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정책은 이에 필요한 숙련을 습득하게 하고, 고용정책은 노동시장의 진입과 이동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게 하고, 산업정책은 규제완화로 기업이 투자를 늘리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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