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성들이 입는 전통 치마인 타메인을마을 입구에 널어놓아 군경 진입을 막자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더니 실제 타메인을 제거하고 나서야 진입하는 군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미신이 있다. '타메인을 걸어놓은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분(Bhun)을 잃는다'는 것이다. '분'이란 미얀마 말로 행운, 영향력, 권력, 영광 등을 뜻하는 단어다.
빨랫줄에 걸린 타메인은 군경이 마을에 진입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지체시켜 시위대가 피할 시간을 만들어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고 싶은 미얀마 여성들의 절박함이 그대로 담겨있는 셈이다.
타메인 시위는 이와 함께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미얀마 시위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여성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에서 남성과 여성의 참가 비율이 거의 비슷할 만큼 여성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시위 현장에 나선 여성도 여고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하다.
특히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 최근 군경 총격에 사망한 '태권 소녀' 치알 신(19)이 시위 도중 동료들을 먼저 챙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 기증을 서약했던 점 등이 알려지며 여성들이 쿠데타 반대 시위의 주요한 한 축으로 등장했다.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며 쿠데타 이후 줄곧 시위에 참여해 왔다는 수삐(26)씨는 "실제로 미얀마에는 엄마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는 집이 많다. 여성의 지위가 옛날하고는 매우 다르다"면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노력에 남녀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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