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분산에너지는 중소 규모의 재생에너지, 열병합발전, 자가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전력 수요가 필요한 곳에서 생산해 해당 지역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탄소없는 섬 2030' 정책을 추진 주인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분산에너지 시스템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단기 추진이 가능한 대책을 제주도에서 우선 추진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육지로 전송하는 '역전송'이 추진된다. 제주도 내 재생에너지 출력 비중은 2016년 9.3%에서 지난해 16.2%로 높아져 전력이 과잉 공급되는 일이 잦은 상황이다. 전력이 과잉 공급되면 전력계통에 과부하가 일어나 정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는 강제로 발전기를 멈춰 세우는 '출력제어'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제주-육지간 해저케이블(HVDC·고압직류송전) 2개 라인을 통해 제주도 내 잉여전력을 육지로 보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도내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은 최대 342M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계통안정화 ESS' 23MWh를 올해 제주도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수소로 전환(P2G)하거나, 전기보일러 등을 통해 열에너지로 전환(P2H)하는 기술, 전기차 배터리를 ESS처럼 활용하는 기술(V2G) 등도 제주도에서 실증한다. 잉여전력을 소비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플러스 수요반응(DR)제도'도 이번 달부터 제주도에 도입된다.
지역 주도의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맞춤형 마이크로그리드 사업도 추진된다. 축산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인근에서 소비하고 있는 충남 홍성군 원천마을과 같은 사례를 제주도 내에서 발굴·지원할 계획이다.
또 분산에너지 비중이 높아 체계적인 분산자원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통합발전소·배전망운영자제도 실증, 생산자·소비자간 직접 거래 등 전력거래 특례 등을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제주지역 대책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중 중장기 분산에너지 제도개선 방향을 종합적으로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은진기자 jine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