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핵융합에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방해하는 불안정 현상의 상호작용을 규명,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최민준 박사팀이 국내외 연구팀과 공동으로 핵융합 플라즈마의 주요 불안정 현상 중 하나인 '자기섬' 발생과 억제에 주변 난류가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24일 밝혔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핵융합로에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오래 가둘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핵융합로에 갇힌 플라즈마는 균일하지 않은 전류 밀도와 고에너지 등으로 불안정한 특성을 갖는다.
특히 플라즈마를 가두는 자기력선에 찢김과 재결합이 일어나는 섬 모양의 자기장 구조(자기섬)가 생기면 플라즈마가 손실되거나 붕괴될 수 있다. 자기섬 발생과 이로 인한 플라즈마 붕괴를 제어하는 것은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 난제로 꼽힌다. 연구팀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플라즈마 실험을 통해 자기섬 주변의 난류가 '난류 퍼짐'과 '자기력선 재결합'을 가속화해 자기섬의 발생과 억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입증했다. 실제 실험을 통해 연관성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KSTAR에서 커다란 자기섬의 안쪽은 고유의 자기 구조로 인해 밀도나 온도가 균일하게 유지되고, 바깥쪽은 불균일한 온도와 유동 속도로 인해 난류가 국수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자기섬 바깥쪽에서 안쪽으로의 난류 퍼짐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KSTAR에서 자기섬 플라즈마 붕괴 과정을 관찰하던 중, 빠른 붕괴가 일어나는 경우 자기력선 재결합 영역에서 난류 세기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도 알아냈다.
최민준 핵융합연 박사는 "주변 난류가 자기섬의 발달 과정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로, 자기섬 주변의 난류 세기를 줄이거나 분포를 변경하면 플라즈마 붕괴를 막거나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달 14일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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