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코로나 19 백신을 산 나라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급해서 사긴 샀는데, 효능도 못 믿겠는데 배송마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 그대로 '중국답다'는 게 국제 사회 평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배송 지연과 불투명한 데이터로 일부 국가에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필리핀의 경우 일부 국회의원들이 정부 당국의 중국 시노백의 백신을 구입한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도 구매한 중국산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중국산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취지로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달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백신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나 모더나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각국 불만 여론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중국산 백신의 면역 효과는 당초 90%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인도네시아에선 68%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중국산 백신의 면역 효과가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태도는 각국 입장에서 답답하기만 하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백신에 대한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면서 "지금이라면 어떤 중국산 백신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터키와 브라질에선 중국 제약회사의 백신 배송까지 지연되고 있다. 터키는 지난해 12월까지 1천만 회분의 시노백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이달 초까지 확보된 물량은 300만 회분에 그쳤다.
앞서 중국의 시노팜과 시노백은 올해 안에 20억 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지만 배송상황은 이 같은 말을 믿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중국의 백신 원료 배송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인도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00만 회분을 수입했다.
현재 중국산 백신은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24개국 이상이 수입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보관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고 가격이 싼 게 장점이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터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터키 이스탄불의 한 병원 탁자 위에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상자가 놓여 있다. 터키는 이날 의료진과 노년층 등을 1차 대상으로 중국 시노백이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