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마스크방역` 선진국, `백신방역` 후진국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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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마스크방역` 선진국, `백신방역` 후진국
최경섭 ICT과학부장

"오늘은 그래도 테이블의 3분의 1 정도가 찼네요. 대목인 연말연시 특수는 아예 실종됐고, 헬스클럽 사장님들처럼 거리로 나가 시위라도 벌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한 한식집. 평상시에는 2~3층에 20여개가 넘는 테이블이 거의 만석일 정도로 인기를 모으던 이곳도 코로나 한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장기간 계속돼 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님은 평상시의 반토막 났고, 특히 '5인이상 집합금지'라는 날벼락까지 닥치면서, 연말연시에 더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버티고 버티다 가족이나 다름없던 종업원까지 내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도무지 끝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터널 속에서 한식집 사장님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지 근 1년여가 다 돼 가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인 후폭풍도 더 확산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약자인 자영업자 및 중소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가장 커 보인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를 강화할 때마다 급격한 매출감소와 심각한 폐업의 위기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거리두기 상향으로 영업정지와 제한이 일상화 되고 매출은 평상시의 3분의1, 절반 이상으로 속절없이 추락한 곳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12월 1006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사업을 접으려는 이들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임대료도 못 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해도 정부 눈치보랴, 고객 눈치보랴 영업제한 해소를 요구하지도 못하는 이들이 바로 소상공인들이다. 한국의 'K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은 이면에, 이처럼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참고 인내해 준 이들 소상공인들의 눈물과 한이 담겨있다.

코로나와 길고 긴 전쟁을 벌여 온 전 세계가 코로나 종식을 위해 '백신방역'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갑작스럽고 공포스런 코로나 전염병의 공격에 믿을 것이라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안 보고 안 만나는 거리두기로 방어해 온 인류가 과학기술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 것이다. 영국, 미국을 시작으로 이미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코로나 탈출을 위해 조기 백신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방역은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생명을 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피폐해진 경제를 다시 원위치 하는 '게임 체인저'다. 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대표 백신의 임상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세계인들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환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계가 마스크 방역, 거리두기 방역에서 벗어나 코로나 시대의 종식을 가져 올 백신방역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K방역은 아직 마스크 쓰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조기 백신접종-집단면역 달성에 전력투구 하고 있는데 반해, K-백신방역은 아직 첫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 방역 모범국가에 안주하다, 정작 코로나 퇴치를 위한 백신방역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 와중에 일부 정치인들은 한국은 아직 안정권 이라며 코로나백신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백신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그런 말을 하면 진정성이나 있지, 일러도 다음달 말에나 가야 접종할 수 있는 처지에 백신 안전성을 운운하는 것은 백신조기확보 실패를 분식하는 행위다. 코로나 위기를 힘들게 버텨 온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올 겨울, 생존을 위한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급격히 줄어드는 매출에 종업원까지 줄이는 감축경영으로 버티고 버텨왔지만, 이제 생존연장을 위한 골든타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인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또 코로나로 극한적 생존의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다시 소생할 수 있도록 백신방역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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