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이루다`…숙제만 남기고 26일 만에 `폐기 처분`

AI의 죄는, 결국 사람의 죄다...
우리 사회 길고 깊은 철학적 문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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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소수자 혐오,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을 야기한 AI(인공지능) 챗봇 '이루다'가 출시 24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7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은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의 합동 조사가 종료되는 즉시, 이루다 DB(데이터베이스)와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 대화 모델의 폐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루다는 지난해 12월23일 페이스북 메신저를 기반으로 출시한 AI 챗봇이다. 20세 여성 대학생으로 설정된 이루다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서비스 출시 3주 만에 약 80만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이루다는 이제 역사 속에 사라지지만 길고 깊은 문제를 우리 사회에 남겼다. 이루다는 대화 속 학습을 통해 이용자, 즉 인간의 생각을 그대로 투영하는 AI에 불과했다. 실제 일부 남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루다 성노예 만드는 법' 등 이루다에 대한 성희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또 대화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이루다가 여성, 장애인, 흑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배우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캐터랩이 이용자의 개인정보 동의를 받지 않거나, 관련 데이터를 익명화 처리하지 않으면서 개인정보보호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에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는 '이루다 AI 개인정보 피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 사이트를 열고 소송인 접수를 시작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 한 관계자는 "AI가 우리 사회, 개개인의 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오면서 이제 이루다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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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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