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7억 부산아파트 벌떼응찰… 전국으로 번진 불경매

중저가매물 입찰가보다 수억 올려 거래
10억 이하 서울아파트에도 대거 몰려
평균 응찰자 9.2명… 1년 3개월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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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작년 12월 2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이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월시영아파트가 감정가 3억원에 경매 매물로 나와서다. 서울에서 찾기 힘든 3억원 짜리 아파트가 등장하자 이 이파트 경매에 43명이 몰렸고 신월시영아파트는 감정가보다 무려 2억7000만원 높은 5억7123만원에 낙찰됐다.

#작년 12월 15일 대구에서는 감정가 5억5000만원에 나온 삼성래미안 아파트 경매에 35명이 응찰해 약 8억2000만원에 팔렸다.



아파트 경매 시장의 열기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번졌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경매 물건이 많지 않은데도 주택 수요자들이 수십명씩 몰려 중저가 아파트들이 입찰가보다 수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 경매는 36건이 이뤄졌다. 작년 3월(10건)과 작년 10월(25건) 이후 세 번째로 경매 물건이 적었지만 평균 응찰자 수는 작년 12월 9.2명으로 2019년 9월 10명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작년 12월 평균 낙찰가율은 110%로 최근 3년간(2018∼2020년) 평균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작년 10월 111.8%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서울에서는 감정가가 10억원 이하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 감정가 8억2200만원에 경매에 나온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힐스테이트상도프레스티지 아파트는 23명이 응찰하면서 가격이 올라 10억원에 팔렸다. 은평구의 은평뉴타운폭포동 아파트는 8억3000만원짜리 아파트가 9억6300만원에, 감정가 7억7100만원인 은평뉴타운 우물골 아파트는 9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각각 팔렸다.

지방에서는 작년 12월에 1776건의 경매가 진행됐는데 작년 3월(456건)과 작년 8월(1744건) 이후 세번째로 경매 매물이 적었음에도 12월 평균 응찰자수는 7.6명으로 작년 한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이자 최근 3년간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최근 가덕도 신공항 이슈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에서는 감정가 2억7000만원짜리 아파트에 78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아파트는 1번 유찰된 뒤 3억9250만원에 팔렸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규제에도 오르는 집값과 새 임대차법이 촉발한 역대급 전세난이 경매 시장의 열기를 고조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셋값은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81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만 해도 0.01∼0.02% 수준으로 오르다가 12월부터 상승폭을 키우더니 올 들어서는 0.06∼0.07%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세난이 집값을 계속 밀어올리자 경매를 통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는 토지거래허가 제한이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의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고 매매 시장이 얼어버린 상황이라 경매 시장에 희망을 갖고 새롭게 진입하는 수요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아파트 수요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고 이로 인해 아파트 경매 시장의 열기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감정가 2.7억 부산아파트 벌떼응찰… 전국으로 번진 불경매
78명의 응찰자가 몰린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위치한 영어도시퀸덤1차에디슨타운 아파트 전경.<지지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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