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왜 백신인가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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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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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왜 백신인가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그동안 코로나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일한 대안이었기에 사회적 백신이라고도 불렸지만 지금은 진짜 백신을 외국에서는 접종 중이다.

백신 개발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는데, 이는 작년 3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백신 개발과 물량확보를 위해 "워프 스피드 작전"을 지시하고, 곧바로 미의회에서 100억 달러의 예산을 승인하여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개발된 백신의 안정성은 어떨까. 이스라엘에서 100만 명이 접종했는데 그 중 기저 질환이 있는 2명의 고령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으나 이스라엘 보건부와 유족들은 백신과는 무관힌 죽음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40대 의료진이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300만 명이 넘는 접종이 이뤄진 미국에서는 아직 주요 장기의 손상이나 사망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인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위험이 매우 드물게 있지만 이는 모든 백신에서 가능한 부작용이다. 주로 접종 직후에 발생하므로 접종 후 병원에 잠시 머물러 있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항체 생성 효과는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95%, 정도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접종용량이 같으면 60%이지만 첫 번째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오히려 90%로 증가한다. 이 백신은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인 스파이크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첫 용량을 충분히 투여하면 아데노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면역이 강화되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 기회가 차단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이 추정이 맞다면 1년 후 추가 접종시 항체 생성률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FDA는 백신 승인을 위해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첫 번째 용량을 절반으로 한 접종 방식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포함되지 않은 2700명의 데이터 밖에 없어 FDA와 EU의 승인이 늦어질 전망이다. 예외적으로 영국과 인도에서는 승인을 받았다. 그 외의 얀센, 노바백스, 사노피 들은 아직 임상 3상 중인 상태이다.

코로나는 1월 5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8천600만 명이 확진되었으며 치명률은 2.16%이다. 국내에서는 5일 기준으로 6만 5000여명이 확진되었고 1027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56%인데 이 비율은 한달 전(1.4%)에 비해 꾸준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인력과 설비의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추세에서 접종 시기를 단 한 달만이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단순계산으로 3만 명 가까운 확진자와 450명에서 600명 정도의 사망자를 막을 수 있게 된다. 백신의 부작용보다는 안 맞았을 때의 코로나 합병증과 사망률이 월등히 심각하다.

그런데도 선진국에서 접종이 완료되는 것을 보고 부작용을 평가한 다음에 천천히 도입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워 백신 도입을 안 했던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이제 와서는 데이터 부족으로 FDA와 EU의 승인을 못 받은 백신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평가해 승인하겠다는 것은 더욱 이해가 안 된다. 또 국제 백신 공동구매 기구인 코벡스를 통한 1000만 명분의 백신 확보를 강조하지만 코벡스가 아프리카처럼 백신의 자체구매가 불가능한 나라들을 위한 조직이므로 우리에게 약속한 물량을 조기에 배정할지도 의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백신 확보 예산을 처음에는 책정하지 않았다가 야당의 질책으로 조금씩 증가해 최종적으로 1조 3000억 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3차 재난지원금으로만 9조 300억 원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재난지원금이 없어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경제를 조기에 활성화시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효율적이다.

따라서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경제 위기에서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과 노력을 기울여서 "믿을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 백신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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