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너머 `팍스시니카` 보인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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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너머 `팍스시니카` 보인다
박영서 논설위원
2021년은 중국에겐 남다른 해다. 중국 공산당 결성 100주년인 동시에 제14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첫 해다. 모두가 비교적 풍족하게 산다는 샤오캉(小康)사회가 본격화되는 원년이기도 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에서도 올해가 특별한 해라는 관점이 잘 드러난다.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새로운 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은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면서 "통합과 끈기로 대유행병과 맞붙는 서사시적 일대 역사를 쓴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 재앙과 미국의 압박을 뚫고 '중국식 모델'의 효율성을 세계에 과시했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산된 나라였던 중국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가총동원 체제를 가동했다. 주저없이 록다운(봉쇄)에 들어가는 엄격한 통제로 감염 확산을 막아냈다. 인구가 900만명이 넘는 우한(武漢)을 통째로 봉쇄했고 시민들은 76일간 고통스런 '자택연금'을 당했다. 확산은 전국적으로 잡혀갔고 지난해 9월 8일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연설에서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던 우한이 이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됐다고 자랑했다.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 빠르게 제어한 중국 지도부는 곧바로 공장 가동을 재개해 경제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분기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후 정부 주도의 경제활동 재개와 적극적인 재정집행 등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2%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1월 대미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경제반등에 성공하면 주요 20개국(G20)의 회원국 가운데 중국만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는 나라가 된다.

올해에도 중국 경제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중국 경제는 8~9%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다른 주요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그 다음은 중국 자본의 해외 인수·합병(M&A) 재개일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나라, 특히 개발도상국에 있어 위안화는 거절하기 어려운 힘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위안화 등 최첨단 분야에서도 중국의 약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당초 코로나19가 중국 대륙을 강타하자 일각에선 시진핑 정권의 붕괴까지 예상했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쿠데타까지 거론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설익은 분석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역설의 마술을 부려 중국에게 '독승'(獨勝)을 안겨주었다.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너머 `팍스시니카` 보인다


코로나가 내린 축복의 힘으로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하는 시점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가 중국이 예상보다 5년 더 빠른 오는 2028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허황된 관측이 아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을 위시한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들은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경제활동을 억제하면 경제가 침체되고, 방역을 느슨하게 하면 감염이 다시 확대되는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중국처럼 국민과 기업을 강력히 통제할 수 없어 발생한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런 사이 중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전복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對)중국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이 분명하지만 7년을 끌어온 중국과 유럽연합(EU)간 투자협정도 타결되면서 미국의 중국 고립화 전선에 균열이 일 조짐이다. 이 참에 시 주석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높아진 경제 위상과 강화된 집권 기반을 바탕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걸을 태세다. 궁극적인 목표는 '팍스시니카'(중국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의 달성이다. 한국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직시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너머로 '팍스시니카'의 그림자가 보이기 때문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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