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공수처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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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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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공수처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지난달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초대 처장으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내정되면서 공수처 출범이 임박해졌다.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는 이달 중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후 차장과 공수처 검사의 선발이 끝나면, 공수처는 새로운 사법기구로 자리 잡게 된다.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행사하면서 지난 70년간 유지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도 무너지게 된다. 그러나 공수처의 본래 설립 취지인 고위공직자들의 범죄 근절로 이어질지는 회의적이다.

공수처의 출범은 먼저 검찰과 경찰의 상호 견제와 경쟁을 통해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인권을 향상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해왔다는 비난을 들어온 검찰 권한의 축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의 무분별한 압수수색, 별건 수사를 통한 압박, 사건 관계인의 불필요한 반복 소환 등으로 수사권을 남용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검찰 내부비리에 대해서는 관대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 검찰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전관예우로 법 적용을 왜곡시키기도 했다. 검찰권이 선택적으로 남용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높았다. 그렇기에 검찰을 수사할 수 있는 독립된 사법기관의 출범은 검찰 권력의 견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수처의 설립 목적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와 부패의 방지에 있다. 다만 현재 검찰이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비리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히려 정치 권력과 결탁해왔다는 지적과 맞물려 검찰권의 분산을 수단으로 삼았을 뿐이다. 공수처법에서 말하는 고위공직자는 대통령과 주변 인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판·검사 등을 일컫는다. 여기에는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국가정보원 소속 3급 이상의 공무원 등도 포함된다. 그렇기에 대통령과 그 주변인의 권력 남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패를 막는 것이 공수처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의 심장부라도 칼을 겨눌 수 있는 용기와 소신이 필요하다. 과연 김진욱 공수처가 얼마나 소신 있게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지, 그러한 수사에 현 청와대가 얼마나 협조적일지에 대해서 벌써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많다. 무엇보다 검찰 위의 권력기관으로 공수처가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김진욱 공수처장 내정자도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인정하면서 "(국민께 받은) 공수처의 권한을 국민께 어떻게 되돌려줄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택된 공수처장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권력을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 지도 회의적이다. 최악의 상황은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가로채 해당 사건을 뭉개거나 수사를 왜곡하는 경우다. 현재 윤석열 검찰은 2018년 발생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 등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이다. 만약 공수처가 출범하자마자 해당 사건들을 가로채 물타기를 한다면 이는 공수처의 설립 취지를 훼손하는 또 다른 권력 비리가 된다.

사실 그동안 고위공직자의 범죄나 비리가 근절되지 않은 것은 공수처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고위공직자들이 권력의 힘에 취해, 법을 무시하고 수사기관을 악용하면서 비리와 부패를 반복해왔다. 특히나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관대함은 범죄의 심각성을 키워왔다. 지난해 말 교수신문에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한자 신조어인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아시타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의 흠만 탓하는 세태를 지적한 문구다.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모든 비서실에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액자를 걸도록 지시했다. '남에게는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엄격하라'는 의미의 글귀였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현 정부를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부드러운' 추풍춘상(秋風春霜) 정부라고 일컫는다. 그렇기에 곧 출범할 공수처가 혹시나 진영 논리로 편가르기 수사를 하는 추풍춘상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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