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활성화, 코로나19 자금수요에
SBI저축은행 자산규모 10조원대로
애큐온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등도 3조원대 성장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저축은행의 덩치가 눈에 띄게 커졌다. 자산 3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이 7곳으로 늘어났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을 크게 늘렸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부동산PF 대출을 늘리면서 자산을 키웠다.
2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까지 4곳만 자산 규모가 3조원 이상이었지만, 올 3분기에 웰컴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의 자산총계가 지난해 2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급증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8조4110억원으로 OK저축은행과 자산총액이 1조8194억원가량 차이가 났지만 올해 자산규모가 10조원대로 급증해 1,2위사의 자산 규모가 3조원이나 벌어졌다.
올해 자산총계 3조원대에 합류한 저축은행들은 평균 25% 이상 자산이 불어났다. 대형 저축은행 중 애큐온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자산이 28% 증가했고, 애큐온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40% 늘어났다.
특히 가계와 기업에 빌려준 신용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가파르게 늘었다. 신용 대출채권 잔액 증가는 정부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와 맞물렸다.
올해 자산규모가 3조원대로 증가한 애큐온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대출채권 잔액은 각각 1조8021억원, 1조7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7%, 13.3% 늘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신용대출 규모가 전년 대비 1조4481억원(12%) 증가했지만 현금·예치금 비중을 지난해 20%대에서 올해 6%대로 축소해 자산 규모가 11% 감소했다. 올해 4조원대로 자산이 급증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크게 늘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도 전년 대비 34.3%나 확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해 부동산PF대출 한도 7129억원 가운데 65%를 대출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외에도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도 부동산PF 규모를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확대했다.
과거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던 부동산PF대출이 규제 강화에도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은 가계대출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대상으로도 확대됐다. 현재 저축은행들의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은 100%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올해 4월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신용대출의 경우 담보가 있는 부동산대출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이 가계 부채의 우회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이 강화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