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금융위원장의 불법공매도 거짓말

김병탁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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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금융위원장의 불법공매도 거짓말
김병탁 정경부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한시적으로 금지됐던 공매도가 내년 3월 재개된다. 지난 2018년 무차입 공매도로 큰 피해를 입은 일반투자자 사이에선 벌써부터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삼성증권 유령증권 사태와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이 연이어 터졌다. 국내 증권시스템과 금융성숙도가 '우간다보다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무차입 공매도 사전 차단을 위해 '주식잔고·매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수기로 작성되는 공매도 장부와 점검방식을 전산화해해서 무차입 공매도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세부안도 마련됐다.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마련됐지만 아쉽게도 시행되지는 못했다.

후임 금융위원장인 은성수 위원장도 최근까지만 해도 '연내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병욱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는 주식잔고 시스템 대신 대차계약 자동화 시스템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9일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이와 관련된 법안 내용은 빠졌다. 대신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5배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사후 처벌 방안만 남았다.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14일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에서 공매도를 하다가 감옥에 가는 거 아니냐고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정책 선회를 공식화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은 위원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후적 처벌이 강화되더라도 현재 수기로 작성된 문서를 일일이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금융당국에서 대안으로 내놓은 대책으로 점검주기를 현행 6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더라도 허점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설사 무차입 공매도를 일으킨 금융기관을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투자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은 충분히 보상받지 못할 '사후약방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해서 전산 시스템상의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막대한 비용 문제를 들어 '사전 차단 시스템 도입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은 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이유에서 설득력이 약하다. 과거처럼 땜질식 처방으로 더 이상 일반투자자를 설득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이제라도 알아야 한다. 지난 2년여간 일반투자자들의 금융지식 수준도 크게 성장했다. 현재 거래대금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국내 증시에 큰손이 됐다. 과거처럼 금융당국이 원하는 대로 군말 없이 따르는 수동적인 투자자는 이제 없다. 이제부터라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과 일반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합리적인 정책을 내놔야만 한다.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정책 변경은 시장에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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