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묻는다] "저작권法 개정 공정성이 핵심… 제2 구름빵 사태 없어야"

창작자 2차 콘텐츠 추가수익 보장 '추가보상청구권' 도입
가정용 SW로 회사업무 라이선스 추가 논란 논의할 필요
중국도 자국 콘텐츠 산업보호 적극적… 상당한 인식개선
북경·방콕 등에 사무소 개설… 한류 콘텐츠 보호에 온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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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묻는다] "저작권法 개정 공정성이 핵심… 제2 구름빵 사태 없어야"
임원선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데스크가 묻는다

임원선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저작권법을 흔히 게임의 규칙이라고 한다. 규칙은 공정해야 한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으면 공정한 게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작권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이유도 실질적으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임원선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부가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강조했다. 그동안 저작권법은 15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개정으로 일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TV드라마, 영화 등 영상제작물에서부터 게임, 웹툰,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급팽창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시급해졌다.

임 위원장은 콘텐츠 저작권 체계가 바로 서야, 창작자에 의한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고, 이를 출발점으로 콘텐츠의 생산-분배-소비에 이르는 콘텐츠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담 = 최경섭 ICT과학부 부장

"그러면서 그는 최근 출판가에 큰 논란이 된 베스트셀러 그림책 '구름빵' 사례를 들었다. 구름빵 사건은 지난 2014년 말, 만화나 동화로 인기를 얻은 캐릭터가 2차 콘텐츠로 재가공, 보급되는 상황에서도, 정작 창작자 본인은 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면서 논란이 됐다.

임 위원장은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사건에서 법원은 작가가 저작권 양도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과연 계약을 체결할 때 작가에게 '속편을 제작할 권리'나 '캐릭터를 상품화할 권리'에 대한 인식이 있었을까 아쉬움이 든다"면서 "작가가 가장 억울해 하는 점도 이것이 아닌가 한다. 이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구름빵이라는 원 콘텐츠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게임 등으로 재가공, 상품화되는 경우에도 창작자가 저작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임 위원장은 "저작권법 개정안에 '추가 보상청구권'을 도입하려는 것도, 제2, 제3의 구름빵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중에 하나인 추가보상청구권은 창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더라도 양도 당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수익의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한 경우, 양수인에게 일정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독일, 프랑스 등 EU(유럽연합) 국가에서는 유사한 취지의 제도들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또한 임 위원장은 "사회현상을 규율하는 법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서 서로 간의 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업상의 판단을 내릴 때에 장애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의 초상권 등을 광고 등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권리인 퍼블리시티권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는 판례가 상당수 나와 있지만, 여전히 보호해야 할 범위나 제한 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배우 배용준 씨가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자산으로, 미디어기업 '키이스트'에 출자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면서 "사회현상은 앞서가고 있는데, 이를 규율하기 위한 법 제도는 못 따라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임 위원장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시장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저작권법 체계도 새로운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 위원장은 "빅데이터 분석이나 AI 학습을 통한 저작물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를 통한, 복제나 전송 등도 이것이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라 면서 "AI, 빅데이터 등을 통한 콘텐츠 활용도 저작권자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임 위원장은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저작권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장, 온라인 수업이 한창인 교육현장에서 저작권 체계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전국의 학교에서 비대면 교육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일선의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당시 관계 당국과 권리자 단체의 협조로 큰 무리없이 시행되고 있지만, 비대면 교육이 장기화되면서 보완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는 "교육 현장에서는 보다 충실한 수업을 위해서 다양한 저작물을 보다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데, 자칫 이것이 저작권자의 이익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비대면 교육시, 저작물 활용 폭은 넓히 돼 저작권자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는 등의 방법이 폭넓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한, 가정내에서 회사업무를 처리하는 재택근무 상황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SW 저작권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임 위원장은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인해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문제도 있다. 가정에서 회사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가정용으로 이용이 허락된 소프트웨어를 회사업무 처리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재택근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라이선스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향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관객을 위한 공연이 어렵게 되면서 온택트(on-tact) 공연이 활성화 되고 있는 상황인데, 온라인 공연시 저작권을 어느선까지 인정해 줘야 하는지, 또 온라인 공연시 저작권에 대한 보상기준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도 이전에는 크게 고민되지 않던 부문이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문제도 큰 현안이 되고 있다. 임 위원장은 "합법적인 유통환경 자체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곳에서 단속만을 강조하면 시장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면서 "자칫 우리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법복제물의 제작과 유통을 단속하는 것과 함께 우리 저작물이 합법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아무리 저작권 보호를 강조해도 외국에서의 우리 저작물 보호수준은 현지 국민의 저작권 보호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특히, 중국의 한국 게임 콘텐츠 베끼기 등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이미 저작권 보호에 적극적인 나라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갈 길이 남아있지만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도 자국의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저작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과 잘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에 중국 북경사무소를 시작으로 방콕과 마닐라 그리고 하노이 등에 저작권사무소를 개설, 한류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 위원장은 "현지 정부와 저작권자들의 저작권 인식을 제고하고 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저작권 포럼을 개최해서 우리의 저작권 보호제도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또한 현지의 유통 플랫폼과 국내 콘텐츠 권리자들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 저작권 합법유통교류회를 개최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의 저작권 법제와 산업현황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과 전문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최근 코로나 시대에 한류 콘텐츠에 대한 온라인 불법복제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불법복제를 모니터링해 불가피한 경우 경고조치 하고, 이를 삭제 또는 차단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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