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분양가 통제에 일부 분양단지에서 '억 대' 유상옵션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높은 집값 탓에 결국은 완판으로 이어지고 있어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잔여세대 공급을 진행한 현진에버빌의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은 9개 평형에서 총 108세대 분양에 나서 총 1945건을 접수받았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9월 170세대를 분양했으나 발코니 확장 비용이 8657만원에서 최대 1억4130만원에 달해 절반 이상 대규모 미계약이 난 단지다. 공급물량의 절반 이상이 잔여세대로 나왔지만 정작 잔여세대 공급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18대 1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잔여물량은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투자수요도 어느정도 섞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발코니 확장 비용을 포함해도 주변 시세보다 비싸지 않아 서 실수요자들도 일부는 분양을 받았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A평형의 분양가는 3억4950만~3억5300만원 선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옵션을 적용하면 4억2000만~4억3000만원대가 된다.
하지만 단지가 들어서는 부천시 소사본동의 아파트 시세를 살펴보면 이보다 실거래가가 훨씬 더 높은 단지들이 많은 상황이다.
2012년 준공한 부천소사역푸르지오는 같은평형의 이달 실거래가가 6억원에 달해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의 분양가보다도 약 1억7000만~1억8000만원 가량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주변 단지인 부천한신더휴메트로도 지난 11월 같은평형의 실거래가가 5억1000만~6억1700만원에 거래됐다.
내 집 마련이 급한 실수요자들은 높은 옵션가에도 분양을 받은 셈이다. 최근에는 이런 고비용의 옵션 '꼼수'를 적용한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분양한 삼정건설의 덕은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는 발코니 확장과 가전제품 설치 등 옵션 비용이 1억원 안팎 수준이었다.이 아파트의 84㎡A평형의 발코니 확장비는 평당 350만원 선이지만 주방가전 옵션비용이 약 1500여 만원, 시스템 가구 1200여만원, 주방가구와 주방타일 각각 1400여만원, 1100여만원 등 1000만원대의 옵션항목이 다수 있었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실수요자는 "발코니 확장비용이 3000만원이 넘어서 좀 비싼것 같다고 했더니 다른 곳은 4000만원이 넘는 곳도 많다는 엉뚱한 대답만 했다"라며 "흔한 빌트인 오븐이나 식기세척기도 분양가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억대 발코니 확장비에도 잔여물량이 모두 팔리는걸 보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싸게 분양해도 팔린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라며 "정부의 분양가 통제 때문에 서울 등지는 고비용 옵션항목의 아파트들이 더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억대 발코니 확장비용이로 논란이 됐던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 발코니 확장 평면 안내. <홈페이지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