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부가 화이자 등이 만든 코로나19 백신 공급계획을 내놓으면서 SK㈜가 지난 1월 투자한 한국초저온이 백신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백신 유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국초저온은 K-방역의 지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백신 공급 계약에 따라 1000만명분(2000만 도즈)을 수입하게 될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 이하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 영하 70℃의 초저온 환경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초저온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8일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벡스 퍼실리티'에서 1000만명분, 글로벌 백신 제약사에서 3400만명분(6400만 도즈) 등 총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선구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초저온은 또 화이자(영하 70℃), 모더나(영하 20℃), 아스트라제네카(영상 2~8℃) 등 관리 온도가 제각각인 백신을 한곳에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유일한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초저온이 보유한 2만8000평 규모의 평택 물류센터는 영하 80℃(37평), 영하 70~영하 20℃(242평), 영하 70℃(206평), 상온 전실 등 약 500평 규모의 초저온 냉동고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백신)수입이 시작될 내년 2~3월까지 저장시설을 새로 건설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에 운영 중인 초저온 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초저온은 평택 물류센터를 통합 백신 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질병관리청에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초저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액화천연가스(LNG)가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냉각식과 비교해 전기요금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또 한국초저온이 내년 초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배후단지 내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 예정인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 콜드체인 구축 사업자로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인천 송도 LNG터미널 인근 부지에 콜드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일부 부지를 화이자 백신 등 의약품 보관 전용 물류센터로 건립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초저온의 모회사인 EMP벨스타는 앞서 지난해 말 콜드체인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관련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3억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골자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천 콜드체인 프로젝트는 내년 1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2023년까지 연면적 10만평 규모의 초저온 물류센터를 완공한다는 밑그림을 가지고 있다.
한국초저온의 위상이 커지면서 2대 주주인 SK㈜의 선견지명도 새삼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는 올해 초 한국 초저온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벨스타 수퍼프리즈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SK㈜는 125억원을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초저온과 SK㈜는 의약품 유통, 드라이아이스 업체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질병관리청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가칭)'을 조속히 구축하기로 한 만큼,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물류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국내 유일 업체 한국초저온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벨스타 슈퍼프리즈의 한국법인 한국초저온이 경기도 평택 오성산업단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자립형 초저온 복합물류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