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연구자 보관하던 데이터
범부처 통합분석 거친 뒤 공유
대학·기관 등 R&D 연구 활용
과기정통부 내년부터 등록 착수
연구 데이터로 과제 평가 검토
범부처 통합분석 거친 뒤 공유
대학·기관 등 R&D 연구 활용
과기정통부 내년부터 등록 착수
연구 데이터로 과제 평가 검토
코로나19 이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국가, 사회, 기업, 개인 모두 디지털 혁신 없이는 미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산업 전반에 스며드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21세기 신(新)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의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데이터 활용 역량이 결국, 개별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바이오 연구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가 R&D 혁신을 견인하는 중요한 연구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일반 국민이나 환자들의 유전자 및 의료정보가 질병치료 및 신약개발에 활용되면서,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이고 있다. 정부도 범부처 협력으로 바이오 데이터를 통합 수집·제공·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인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구축을 통해 데이터 기반 바이오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와 공동으로 바이오 경제강국 실현을 위해 추진중인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추진전략과 데이터 기반 바이오 시대를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를 총 4회에 걸쳐 게재한다.
바이오 데이터시대 연다
① 바이오 데이터의 보고(寶庫), '바이오 스테이션'
◇바이오 데이터의 힘..."1년 만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의 90대 노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종했다. 연초 코로나19가 세상에 알려진 지 343일 만에 백신을 사람에게 접종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통상 백신 개발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데, 코로나19 백신은 1년도 채 안 돼 개발하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세웠다. 물론,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신속한 백신 개발 수요가 커진 것도 한 몫 했다.
백신 개발을 초고속으로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동안 축적해 온 바이오 연구 데이터를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알지 못했던 다양한 특성 등을 빠르게 파악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연계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에서 보듯, 바이오 데이터는 앞으로 신·변종 감염병 대유행 등 인류가 언제든 직면하게 될 의료 재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바이오 데이터가 감염병-희귀질환 치료의 보고로"= 바이오 연구 데이터는 바이오 연구 수행 과정에서 생산, 활용되는 모든 데이터를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유전체, 단백체, 임상·전임상 데이터, 화합물 분석 데이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바이오 R&D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개별 연구자 소유로 인식돼 책상 서랍이나 컴퓨터에 보관된 채 제대로 공유·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간 유전체 해독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 AI 발전 등에 따라 연구 데이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나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요 선진국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를 목적·분야별로 수집·축적·활용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실제, AI 기반 융복합 데이터(화합물, 유전체, 약물 등)를 활용해 10년 걸리던 신약개발 기간을 3년으로 단축 시키는 발전을 이뤘다.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 연구 데이터는 부처·기관·사업·연구자별로 흩어져 개별 관리되고 있었고, 데이터 수집 기준·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아 체계적·통합적인 수집·관리에 한계를 안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돈을 주고 해외 데이터 플랫폼에 의존하는 빈도가 높았고, 데이터를 생성, 활용하는 생태계도 취약했다.
◇'서랍 속 데이터'를 '바이오 스테이션'에 모은다= 정부는 이처럼 열악한 바이오 데이터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범부처 협력으로 '국가 바이오 연구 데이터 플랫폼'을 조성하는 '국가 바이오 스테이션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과기정통부, 산업부, 농림부, 복지부, 환경부, 해수부 등의 국가 바이오 R&D(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모든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통합 수집해 산학연병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이오 스테이션에 수집된 데이터는 AI와 클라우드 분석 기술을 통해 통합분석된 후, 대학과 기관, 기업 등 R&D 혁신 주체들이 공유·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데이터 스테이션에 등록되는 데이터는 원클릭 등록 시스템과 데이터 표준을 기반으로 수집되고, 편리한 분석 환경과 다양한 시각화 기능 지원을 통해 데이터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공유 목적의 빅데이터 사업의 경우, 데이터가 생산되는 즉시 등록·공개하고, 연구목적의 데이터는 데이터가 생산된 당해 연도에 등록하도록 했다. 데이터 스테이션에서 등록을 마치면 데이터 스테이션에서 등록증이 발급된다.
데이터 수집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과제 공고 시 생산되는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의무화하고, 연구자는 과제계획 제출 때 데이터 관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자가 발급받은 데이터 등록증을 연구관리 전문기관에 제출하면 과제 평가에 반영한다.
과기정통부는 특히 데이터 등록·공유가 연구현장에 조기 정착되도록 데이터를 등록하는 연구자에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마일리지 등급에 따라 과제 선정 평가 시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데이터 장기 보존 공간과 슈퍼컴 인프라, 데이터 분석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한편, 연구 데이터를 연구성과물로 인정해 데이터만으로 과제를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바이오 연구 데이터 관리 기준을 마련한 후, 내년부터 데이터 등록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데이터 수집을 위한 표준양식을 마련해 바이오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했으며, 지난 11월에는 130명의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바이오 데이터의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기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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