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21년 역사
1999년 전자서명법 제정돼 도입
은행·보험회사가 보증주체 역할
시장 트렌드 못따라가 불편 커져
文정부 출범이후 본격 개정 수순
1999년 전자서명법 제정돼 도입
은행·보험회사가 보증주체 역할
시장 트렌드 못따라가 불편 커져
文정부 출범이후 본격 개정 수순
공인인증서는 1999년 전자서명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다. 당시에는 비대면으로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큰 걸림돌이 됐다. 온라인 상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판 '인감증명'을 만든 것이 공인인증서가 됐다. 정부와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연구로 금융결제원이 발급주체가 됐고 은행, 보험회사 등이 보증주체가 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이후 2001년 전자정부법이 시행되면서 공인인증서는 우월적인 법적 지위를 얻었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시장 확산 속도와 스마트폰 등 기술 발달 속도에 비해 공인인증제도는 도입 초기 수준에 머무르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졌다. 공인인증서 발급·갱신은 물론 실행 과정에서 각종 플러그인, 액티브X 등 복잡한 프로그램을 동반해야 했고, 사이트마다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상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가 공인'이어서 강제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혁신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공인인증 시스템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2014년 당시에는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면서 배우 전지현이 입은 코트를 구매하려는 해외 팬들도 늘어났는데,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공인인증 절차가 복잡해 구매를 포기했다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당국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을 폐지했지만, 다수 공공·금융기관이 공인인증서를 계속 사용하면서 실제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결국 공인인증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후 2018년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발의되면서 본격적인 수순을 밟게 됐다. 정부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을 통해 민간 주도의 인증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민간의 다양한 인증시스템과 수단들이 공공시스템과 동등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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