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재계 반발에도 밀어붙여
정의당마저 "납득할 수 없다"
정의당마저 "납득할 수 없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해 본회의에 회부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 거부권을 제한해 국민의힘의 반발을 사고 있고, 상법 개정안은 재계가 '경제 악법'이라 부르며 반대하고 있는 법안이다.
야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단독 입법에 나서면서 '입법독주'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바란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이다.
민주당이 '권력기관 개혁'을 명분 삼고 있으나 의석수를 무기 삼은 독주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한 '밀도 있게 협의한다'는 합의를 무시했다. 쟁점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안건조정위원회마저 무력화했다.
이에 공수처 출범에 찬성하는 정의당마저 "숙고와 합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에 각을 세웠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을 비롯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회의장을 찾아와 윤호중 법사위원장을 둘러싸고 강하게 항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위원장에게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 이렇게 날치기 하면 안된다"고 반발했고,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안건조정위에서) 조정이 안됐다"고 강하게 맞섰으나 법안 처리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의사일정을 거부하면서 회의장에서 모두 퇴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사이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중 상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 쟁점이었다.
재계에서는 주주권 침해 우려와 투기세력의 악용 가능성 등을 들어 강력히 반대해 왔다. 민주당은 쟁점 조항인 3%룰을 사외이사 감사위원에 한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각각 3%씩 인정하기로 완화한 뒤 개정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밖에서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며 농성을 이어갔고,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 법안을 정치적으로 처리했다"고 비판했고, 전경련은 호소문에서 "기업규제 3법이 통과되면 투자와 일자리에 매진해야 할 기업들을 위축시키고,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