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자서명법 시행 '호재'… 비대면 수요 늘어나
공인인증서 법적효력 폐지로 다양한 대체수단 활용
기술개발에 올인… 후발주자 진입장벽 구축에 집중
올 코로나로 금융권 언택트 거래 급속확산
비대면 디지털 채널 시스템 구축수요 공략
더 큰 미래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
공인인증서 법적효력 폐지로 다양한 대체수단 활용
기술개발에 올인… 후발주자 진입장벽 구축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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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디지털 채널 시스템 구축수요 공략
더 큰 미래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바이오 전자서명 내세워 언택트 시대 신뢰 플랫폼으로 승부"](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0202100551650002[1].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바이오 전자서명 내세워 언택트 시대 신뢰 플랫폼으로 승부\"")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21. 박원규 시큐센 대표
"공들여 개발해 온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기술이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빛을 보게 됐습니다. 창업 후 10년 간 다져온 모바일 보안과 바이오 전자서명, 디지털 채널 기술을 결합해 언택트 사회를 뒷받침하는 신뢰 플랫폼을 제공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박원규 시큐센 대표의 얼굴은 에너지와 기대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지난 5월 개정된 전자서명법이 이달 10일 시행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거래와 인증, 서명수단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 석사를 받은 박 대표는 1995년 한국컴퓨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2001년 한컴위드(구 소프트포럼)로 자리를 옮겨, 보안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한컴위드 CEO까지 지낸 그는 2011년 창업에 도전해 모바일 보안 및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기술기업 바른소프트기술을 세웠다.
이후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회장과 뜻이 맞아 2015년 M&A를 통해 회사를 아이티센그룹의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사명을 시큐센으로 바꾸고, 최대주주였던 박 대표는 2대 주주가 됐다. 회사는 2018년 대면·비대면 채널서비스 기업 S&TC를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혔다. 여기에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호기를 맞았다.
박 대표는 "그동안 키워온 기술들이 내년에 '콜라보'를 이루면서 스파크가 튀기고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여느 해와 다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모바일에 승부를 걸다= 한국컴퓨터에서 시스템 사업을 경험한 박 대표는 보안사업에 관심을 갖고,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소프트포럼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소프트포럼은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돼 한컴위드로 사명을 바꿨다. 박 대표는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단기간에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보안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박 대표는 새롭게 열린 모바일 보안시장에 주목하고 2011년 바른소프트기술을 창업했다.
그는 "보안 분야에서 20년간 몸담으면서 시장과 산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한다"면서 "2000년부터 10년 이상 공인인증서, 전자서명 등 전통 보안사업을 하다가, 모바일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자수명 수단에 대한 갈증으로 창업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당시 PC 보안시장은 성숙돼 있었고, 모바일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회사는 2012년 모바일앱 보안솔루션 '아플론(Applron)'을 출시했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외환은행 앱 위변조 방지·난독화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공공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시대에 인증서를 대체하는 수단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박 대표는 바이오 정보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생체정보 기반 본인확인·전자서명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특허를 확보하고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회사가 확보한 특허는 총 34개로, 그 중 바이오 인증과 전자서명 특허가 10건이고, 청구항목은 140개에 달한다.
박 대표는 "전자서명이 전문 분야이다 보니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제대로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밝혔다.
◇바이오 전자서명·인증사업 터를 닦다= 그러나 공인인증서 일변도의 보안제도 하에서는 시장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정권에서 모 드라마에서 유행한 코트를 해외에서는 사고 싶어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의 폐쇄성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슈화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
박 대표는 "바이오 전자서명·인증기술은 보안 컴플라이언스 이슈 때문에 법·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활성화가 힘든데 당시 이슈가 커지면서 개선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그동안 준비해온 기술을 시장에 내놓을 호기를 맞았다는 생각에 지난 4년간 더 집중적인 투자를 쏟아부어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입장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기대는 현실이 됐다. 개정 전자서명법은 오는 10일 시행된다. 바뀐 법에 따라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면서 바이오 전자서명을 포함한 다양한 전자서명 신기술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바뀐 제도는 바로 회사에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신기하게도 법 개정 후 바로 다음달인 6월부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스마트하지 않은 서비스는 고객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부터 신기술 적용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은행들이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얻었지만 이제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추천, 자산관리 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보유한 모바일 보안,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디지털 채널 솔루션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전자서명, 편리하고 직관적"= 바이오 전자서명·인증은 기존 인증서를 대체하는 기술로, 지문, 홍채, 장정맥, 안면 등 사람 개개인마다 다른 생체정보를 인증에 활용한다. 그 특징점을 전자문서와 결합해서 전자서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가 전자문서에 결합돼 서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인인증서 대신 바이오 정보로 전자서명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공인인증서에 신뢰를 부여하는 공인인증기관이 있었던 것 처럼 바이오 인증도 금융결제원 바이오분산관리센터가 제3의 신뢰기관 역할을 한다.
박 대표는 "그동안은 지문, 안면 등으로 인증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뒤에는 공인인증서가 작동했는데,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공인인증서의 법적 효력이 폐지되면서 다양한 대체 전자서명·인증수단이 쓰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인증서는 스마트폰 등에 넣어서 들고 다녀야 하지만 바이오 정보는 신체에 늘 담겨 있으니 편리하고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비대면 서비스뿐 아니라 대면했을 때도 쓸 수 있다. 전자문서와 결합하면 전자약정, 전자청약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통신사, 핀테크 기업 등이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사설인증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사설인증도 공인인증서와 마찬가지로 불편함이 있다. 인증서를 저장해야 하고 유출, 해킹, 돌려쓰기 등의 이슈가 있는데 바이오 전자서명·인증은 완전한 차별성을 갖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상법 개정으로 과거에 전자문서를 쓸 수 없던 영역까지 전면 디지털화가 가능해지면서 바이오 전자서명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됐다.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바이오 전자서명 내세워 언택트 시대 신뢰 플랫폼으로 승부"](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0202100551650002[2].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바이오 전자서명 내세워 언택트 시대 신뢰 플랫폼으로 승부\"")
◇아이티센그룹 우산 아래로= 박 대표는 2015년, 지분교환 방식으로 아이티센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또 한번의 도전을 선택했다. 박 대표는 "전자서명법이 개정되면 시장이 상당히 유망하겠다. 승부를 걸 만하다는 데 강진모 회장과 뜻이 맞았다"면서 "아이티센과 혈연을 맺었지만 오너십을 갖고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6년 국토부 부동산안전거래 통합지원시스템에 바이오 전자서명 기술을 적용하고, 하나금융그룹 IT 전문기업인 하나금융티아이와 바이오 전자서명 분야에서 공조체계를 구축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에는 금융결제원과 바이오정보 분산관리센터 기반 바이오 전자서명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외교부 여권통합정보시스템에 안면 인식을 이용한 여권사진 인식기술을 공급하는 등 성과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한 대형 보험사의 바이오 전자서명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교부의 여권 안면인증 2차 사업도 수주했다. 한 저축은행의 대면·비대면 전자약정·스마트뱅킹 시스템에 바이오 전자서명을 시범 적용하는 성과도 거뒀다.
◇"기술격차만이 생존전략"= 박 대표는 '기술격차만이 생존전략'이란 신념 하에 기술개발에 투자를 쏟아붓는 한편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진입장벽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시큐센은 국내 최초로 인증서가 필요없는 바이오 전자서명 솔루션과 서비스를 상용화했을 뿐 아니라 가장 많은 모바일앱 보안솔루션을 공급했다. 대면·비대면 디지털 채널 솔루션과 서비스 분야에서도 국내 1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대면·비대면 디지털 채널 솔루션에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기술과 모바일 보안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을 결합한 시너지 사업 체계를 갖췄다.
바이오 전자서명 영역에서는 바이오 전자서명 솔루션인 '도큐트러스트3', 바이오 정보보호 플랫폼 '시큐바이오', AI 기반 안면인식 바이오 전자서명·인증 솔루션, 바이오 전자서명 문서의 위변조 방지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타임스탬프(시점확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보안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는 ARS 2채널 인증 및 로그인 도용방지 서비스, 키패드 보안·백신 등 앱보안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DB 암호화, 사설인증 솔루션, HTML5 기반 브라우저 인증 솔루션, 이상거래탐지 시스템, 모바일 취약점 점검 컨설팅을 제공한다.
◇언택트 채널 서비스로 사업 확장= 2018년에는 금융기관 대상 대면·비대면 채널 서비스 1위 기업인 S&TC를 흡수합병하면서 또 한번의 도약대를 마련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언택트 거래와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디지털 채널 시스템 구축 수요가 급증했다.
박 대표는 "최근 금융권에서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원장 처리를 위한 계정계시스템이 금융사업의 핵심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건 기본이고 금융기관들이 고객유치와 매출 확대를 위해 비대면 채널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큐센은 대면·비대면 디지털 채널 서비스 영역에서 ODS(아웃도어세일즈)·태블랫 브랜치 시스템, 디지털 전자창구 및 전자문서 페이퍼리스 시스템,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및 프레임워크, 차세대 디지털 금융 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채널 시스템 사업을 수행하는 등 유수의 금융기관들을 고객사로 뒀다.
회사는 올해 들어 비대면 채널과 모바일 보안, 바이오 전자서명 솔루션의 시너지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매출과 수익 모두 선전한 결과가 기대된다. 회사는 내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한 코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시장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이슈에 대응하는 스크래핑 방지솔루션과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디지털 채널 등 기존 솔루션과 연계해 금융·산업 현장의 신뢰 플랫폼 구축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서 승부 볼 것"= 창업과 M&A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도 기술에선 한 우물을 파온 박 대표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안 한 일에 대해 후회가 되지,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더라. 걱정과 두려움을 이기고 과감히 도전하고 실행했을 때 항상 결과가 좋았다"면서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위기경영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는데 도리어 그 상황이 기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 거래 증가와 마이데이터 시장 확장, 데이터 3법 및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생겨난 기회를 토대로 더 큰 미래를 위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면서 "언택트 사회에서 다양한 거래와 인증, 서명을 지원하는 신뢰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이어 바이오 전자서명 서비스 사업에 직접 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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