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산업의 중추로 일컬어지는 제조업 일자리가 8만개 가까이 증발했다. 대면 비중이 큰 서비스업 일자리도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정부 재정으로 만든 공공행정 일자리만 큰 폭으로 늘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제조업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36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만9000명(2.1%) 감소한 수치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 고용 부문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제조업 고용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주요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원인이다. 제조업 종사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한 2월 첫 감소한 이후 6월부터 7만명대 감소세를 잇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16만2000명 줄었고,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업(6만4000명), 도소매업(5만6000명), 예술·스포츠업(3만8000명)의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반대로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규모 일자리 사업으로 공공행정 종사자는 20만9000명 급증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는 일단 감소 폭이 축소됐다"며 "공공행정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 업종을 통틀어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종사자는 1870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명(0.2%) 줄었다. 감소 폭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월 이후 가장 작았다. 제조업과 숙박·음식업 등의 종사자가 대거 줄었음에도 공공행정 종사자가 감소분을 메꿔 전체적으로 지표가 개선된 셈이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 근로자는 22만8000명 감소했지만, 임시·일용직은 23만6000명 증가했다. 임시·일용직의 증가한 것 역시 정부와 지자체 일자리 사업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달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재확산세와 맞물리면서 다음 달 말 발표될 고용 지표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 권 실장은 "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을 차단하는 데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올해 말까지 무급휴업·휴직 지원금, 고용안정협약 지원금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기업의 고용유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