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칼럼] "본래 옳은 이는 옳은 척하지 않는다"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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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호 칼럼] "본래 옳은 이는 옳은 척하지 않는다"
박선호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 공약 가운데 하나는 정말 실현된 것 같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 정말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눈에 벌어진다. '초유의…' 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뉴스 제목이 벌써 식상해진지 오래다. 안타까운 게 그 '초유로…'라 시작하는 일들이 대체로 조리보다 부조리해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최근 추미애 장관의 '몽니'다. 법을 아는 모두가 "아니다"고 하는 일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고 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새롭다. 그런 그가 든 깃발은 '검찰 개혁'이다. 역시 새롭다. 새로운 이유는 별개 아니다. 그의 별호나 치켜든 깃발이 뭔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추다르크라는 별호만 해도 프랑스 잔다르크를 빗댄 것인데, 과연 지금의 추 장관을 잔다르크와 비견할 수 있는 것일까? 궁지에 몰린 프랑스군에게 다시 영국군에 맞설 용기를 불어넣은 게 잔다르크다. 그런데 추 장관은 오히려 독립성을 보장 받아야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주인공이 아닌가. "나는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 총장에게 "너는 내 부하야. 시키는 일이나 입 닥치고 잘해!"라는 게 지금의 추 장관의 태도다.

그러니 검찰개혁이란 깃발은 더욱 더 이상하다. 최소한 모두가 이해하는 검찰개혁은 세칭 '정치검사'들의 정권 눈치보기 수사를 막자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는 정권에 빌붙어 출세하려는 정치 검사들의 활약(?)이 적지 않았고, 그 같은 검찰을 개혁해 '보다 공정'하고 '보다 엄정'하게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국민이 공감하는 검찰개혁이다. 하지만 추 장관 등이 내세우는 검찰개혁이 과연 그 같은 공감대에 부합하는 것인가.

문 대통령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라"고 했을 때만해도 추 장관 등이 말하는 검찰개혁은 국민이 원하는 그런 개혁인 듯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을 믿었던 이들은 없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윤 총장의 검찰이 수사를 하다 흐지부지되고 있는 사건들이 묵묵히 추 장관의 몽니를, 위선을 증언할 뿐이다. 추 장관이 공개를 결사 반대했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검찰 공소장은 당시 시장선거에 대해 청와대가, 정확히는 청와대 참모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사실들이 적시돼 있다.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 공소장에 검찰이 남긴 문구다. 정의롭다. 이런 대의를 추구하는 검찰, 바로 모두가 그토록 염원했던 검찰개혁의 목적이 아니었던가.

국가행정의 부조리를 감사하는 감사원은 최근 현 정부의 원전 폐쇄 결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고, 윤 총장의 검찰은 법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 수사에 대해 살아 있는 권력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 했다. 그 권력이 임명한 법무부장관은 그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에 대해 "내 부하가 아니라면 옷을 벗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런 압박의 기치가 '검찰개혁'이라니, 어찌 이상하지 않을 수 있는가.

자연스럽게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명령에 대해 검찰 내부 상하좌우가 모두 나서 한 목소리로 "장관의 조치는 위법하며 부당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추 장관의 직속이라할 수 있는 법무부 소속 검사들마저 부당함을 비판하는 데 동참했다. 현재 보이는 이런 것에 반해 현 정부가 검찰을 개혁하려 한다면 그 개혁은 그동안 국민들이 열망하고 고대했던 그런 '검찰개혁'이 아니다.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현상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진정 개혁을 원치 않기에 '개혁'이라는 이름만 빌리는 것이다. 바로 노자(老子)가 말한 '불선이'(不善已; 본래 선하지 않은 것)요, '사악이'(斯惡已; 본래 악한 것)다. 공정하지 않기에 공정을 주장하고, 선하지 않기에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본래 선한 이는 선한 척 하지 않고, 본래 옳은 이는 옳은 척 하지 않는 법이라는 것을 …. "미지위미 사악이"(美之爲美 斯惡已)요 "선지위선, 사불선이"(善之爲善, 斯不善已) 노자의 말이다.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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