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금융지원 250조
'부실 둑' 무너지면 쓰나미 덮쳐
은행 충당금 쌓으며 충격 대비
'부실 둑' 무너지면 쓰나미 덮쳐
은행 충당금 쌓으며 충격 대비
코로라 사태로 인한 금융지원 규모가 250조 원을 돌파하면서 '코로나 발 빚 폭탄'의 폭발 가능성에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부실이 부실을 낳는다"는 게 금융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250조 원이면 올 한 해 우리 정부 예산 512조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특히 이 같이 막대한 금액이 빚을 더 쓰도록 하거나 빚을 연장하는 지원됐다는 점이 우려된다. 즉 코로나 사태로 당장 돈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났어야 할 기업이나 개인의 빚이 막대한 금융지원으로 생명 줄이 연장된 것이다.
더욱 우려를 깊게 하는 것은 부실은 금융지원 금액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이제 코로나 돈 잔치는 조만간 끝이 날 수밖에 없다"며 "잔치가 끝나고 난 뒤 누군가는 어지러운 뒤처리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가 막대한 금융지원으로 쌓은 '부실 둑'이 부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 경우 부실의 쓰나미가 우리 경제를 뒤덮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향후 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일시에 중단하지 않고 최대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등 연착륙을 위한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금융지원 효과로 금융권의 부실관리 지표는 대단히 양호한 성적을 보여준다.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07년 이후 최저, 은행 부실채권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금융지원으로 이뤄진 '분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금융권이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지원한 신규 대출 및 대출 만기 연장은 198조3000억원 규모, 보증 지원은 5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정책 효과에 따른 착시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은행들은 충당금을 대폭 쌓는 것으로 부실의 둑 붕괴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 9월 말 기준 130.6%로 1년 전보다 20.8%포인트나 높아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잠재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원리금 상환을 일단 연장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원리금 상환을 영원히 유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부실이 부실을 낳는다"는 게 금융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250조 원이면 올 한 해 우리 정부 예산 512조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특히 이 같이 막대한 금액이 빚을 더 쓰도록 하거나 빚을 연장하는 지원됐다는 점이 우려된다. 즉 코로나 사태로 당장 돈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났어야 할 기업이나 개인의 빚이 막대한 금융지원으로 생명 줄이 연장된 것이다.
더욱 우려를 깊게 하는 것은 부실은 금융지원 금액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이제 코로나 돈 잔치는 조만간 끝이 날 수밖에 없다"며 "잔치가 끝나고 난 뒤 누군가는 어지러운 뒤처리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가 막대한 금융지원으로 쌓은 '부실 둑'이 부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 경우 부실의 쓰나미가 우리 경제를 뒤덮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향후 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일시에 중단하지 않고 최대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등 연착륙을 위한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금융지원 효과로 금융권의 부실관리 지표는 대단히 양호한 성적을 보여준다.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07년 이후 최저, 은행 부실채권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금융지원으로 이뤄진 '분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금융권이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지원한 신규 대출 및 대출 만기 연장은 198조3000억원 규모, 보증 지원은 5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정책 효과에 따른 착시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은행들은 충당금을 대폭 쌓는 것으로 부실의 둑 붕괴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 9월 말 기준 130.6%로 1년 전보다 20.8%포인트나 높아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잠재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원리금 상환을 일단 연장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원리금 상환을 영원히 유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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