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존스와 대결… 무승부 기록
50대 나이 감안 12온스 글러브 착용
펀치 날리기보다 상호 클린치 압도적
타이슨 110억원 받아… 존스도 33억
50대 나이 감안 12온스 글러브 착용
펀치 날리기보다 상호 클린치 압도적
타이슨 110억원 받아… 존스도 33억
AP 연합뉴스
15년만에 성사된 전설의 대결은 싱거웠다. 마이크 타이슨(54)과 로이 존스 주니어(51)의 프로 복싱 레전드 매치에서 '핵주먹'은 없었다.
타이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존스 주니어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1986년 스무 살의 나이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타이슨은 '핵주먹'을 앞세워 프로복싱 역사상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전설적인 복서다. 통산 전적 50승 2무 6패를 기록하면서 44차례나 KO를 기록했다. 또한 '핵이빨' 등 기행으로 대중에게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에 맞선 존스 주니어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등 4체급을 제패했다.
두 선수 모두 세계 프로복싱을 주름잡은 전설들이어서 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이벤트'에 가까웠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량급 경기에서 쓰는 10온스(283그램) 글러브 대신 더 무거운 12온스(340그램) 글러브를 썼다. 둘 다 5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고려해 2분 8라운드로, 부심 채점 없이 진행됐다.
타이슨은 적어도 싸울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존스 주니어는 타이슨에게 한 방을 얻어맞지 않기 위해 도망 다니기에 급급했다. 타이슨은 1라운드 시작부터 맹렬하게 달라붙었지만, 존스 주니어는 클린치(껴안기)에 이어 팔을 감는 홀딩으로 시간을 지연했다.
50대인 타이슨은 존스 주니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가끔 묵직한 펀치를 날렸지만, 스피드가 없었다.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똑같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두 선수가 펀치를 날리는 시간보다 서로 껴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부심 없이 혼자서 경기를 진행한 주심 레이 코로나는 4라운드에 접어들어서야 존스 주니어에게 홀딩을 경고했다. 비공식 시합이기 때문에 경기 뒤에도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않았다. 다만 세계복싱평의회(WBC)는 전직 복서 3명으로 비공식 채점단을 꾸린 뒤 무승부를 선언했다.
ESPN은 경기 후 '컴퓨박스'의 데이터를 인용, 타이슨이 유효펀치 수에서 67-37로 존스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경기 내용은 아쉬웠지만 올드 팬들의 향수를 채우기엔 충분했다. 타이슨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존스 주니어는 "무승부에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난 내가 충분히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타이슨은 이번 경기로 보장금액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받는다. 존스는 100만달러(약 11억원), 유료방송 판매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포함할 경우 최대 300만달러(3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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