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에게 고견을 듣는다] "시민단체, 권력에 밀착하면 존재이유 상실… 3립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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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에게 고견을 듣는다] "시민단체, 권력에 밀착하면 존재이유 상실… 3립 지켜야"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前참여연대공동집행위원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前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김경율 대표 역시 권력화하는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행보를 우려했다. 국내 대표적 시민단체에서 20여년 몸담았던 체험에서 나오는 지적이라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말 그대로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이려면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 재정적 자립, 정치성을 띠는 회원들로부터 '정립(定立)'이다. 이 '3립'이 돼야 한다.

김 대표는 "작년 조국 사태는 정파적 회원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며 권력감시라는 시민단체의 소명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며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조국사태에 논평하나 제대로 못 낸 것도 특정 정파에 기운 극렬 회원들의 압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조국사태를 겪으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인원의 절반 정도가 떨어져 나왔습니다. 참여연대가 권력기관을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버렸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저만 문제의식을 가진 게 아니었거든요. 경제민주주의21은 그 분들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로서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다짐하고 있어요. 저희의 주된 임무는 권력과 재벌기업 감시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를 꾸려가려는 데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애로가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 김 대표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참여연대 같은 경우는 조국사태 터졌을 때 제가 말한 딱 두 마디가 언론에 보도됐었어요. '조국 장관 후보는 시중에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남김없이 해명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가 난리가 났었어요, 다행히 회원 탈퇴는 많지 않았지만.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시민단체가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재정적인 자립도 중요하지만, 극렬 회원들로부터 벗어나 아이덴티티의 정립(定立)도 매우 중요하다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업 후원은 물론이고 많은 회원들로부터 들어오는 회원비도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참여연대 고민의 한 축은 회원을 어떻게 확대하느냐, 어떻게 하면 회원이 떨어져나가지 않느냐는 거였거든요. 그것을 보면서 재정적 독립을 하되 후원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김 대표는 그래서 이른 결론이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거였다. 수입과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기관과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이 문제는 단체의 존립에 관한 문제였다고 한다.

"정말 재정에 관해서는 최소한의 수입 지출을 유지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회원이 또 수만명으로 늘어나는 것도 원치 않고요. 인건비와 임대료만 충당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는 생각을 해요. 나머지는 자기 호주머니 털어서 하고 있습니다. 그게 시민단체 독립성과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맞는 길입니다. 시민단체를 하는 사람들은 성직자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본인들 먹고살 것은 본인들이 알아서 해야 된다는 겁니다."

김 대표는 '모두까기'라는 말을 했다. "사실은, 남을 감시하는 입장에서는 자신부터 먼저 까야 하지 않나요. 시민단체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권력과 힘을 합쳐 해야 할 일도 있을 겁니다. 가령 탈세 감시, 감염병 예방 등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경우라면 함께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러나 그것 뿐인 겁니다. 일이 끝나면 다시 시민단체의 자리로 돌아와야지요. 권력과 동체가 되는 것은 이미 시민단체로서 정체성을 잃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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