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재난지원금 받은 죄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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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재난지원금 받은 죄
최경섭 ICT과학부장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5월부터 전 국민들에 가구당(4인가족 기준) 100만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이 지원됐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팍팍해진 가계경제를 살리고, 소비심리를 살려 특히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자영업자, 중소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특약처방이었다. 돈 주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세금만 뜯어가던 정부가 전 국민에 12조원이 넘는 현금을 뿌려대는 사상 초유의 이벤트(?)에 국민들 대다수는 환호했고, 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동네 고기집과 빵집들은 사람들로 넘쳐났고, 실제 그 효과 때문인지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들도 '반짝 경기'로 잠시 숨통을 틀 수 있었다. 정부는 이후에도 '디지털뉴딜', 소상공인 지원 등의 명목으로 두 차례의 추가경정 예산을 지출, 4차례에 걸친 추경예산으로 총 4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을 추가 지출했다.

돈 잔치가 끝난 후, 들썩거리던 장터에 이제 청구서만 나부끼고 있다. 이미 예견됐지만, 그 청구서가 너무도 빨리, 바로 우리 목전에 임박했다. 정부는 코로나19 경제한파가 한창인 상황에서, 가계, 기업을 옥죄는 증세는 없을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바로 탄로가 날 각종 증세정책 들이 밀어닥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공시가격 상향이다.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선진국 대비 너무 낮은 공시가를 현실화하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시지가 상향이 일반 국민들에는 가계는 물론 기업의 부동산 보유세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세금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동산세가 몇배나 늘어나는 강남 일대에서는 조세저항까지 점쳐지고 있을 정도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들에, 정부가 건물이나 토지를 보유하기 위한 부담을 배가시키려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내달 2020년도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앞두고,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올해 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나 규모는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을 기존 2%에서 지난해 3.2%로 인상했다. 내년엔 6%까지 올린다.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1주택자의 종부세율도 기존 2.0%에서 내년에는 3.0%로 높인다. 특히 내년부터는 개정된 종부세법에 따라 종부세율이 상향되면서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1주택자도 보유세가 급등하게 된다. 여당은 물론 경제부처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까지 나서서 실수요자의 세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달래고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이와 반대로 벌써부터 증세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집값안정을 위해, 부동산 세제정책을 펴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부족한 세원을 메우기 위해 주택자를 대상으로 증세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고가 주택자들에 대한 증세는 과세의 형평성을 넘어 다분히 '징벌적 과세'라는 원성도 높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출범 초기인 2018년도에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한 바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자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낮춘 반면, 우리나라만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온 것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개인 유사법인의 초과 유보소득을 배당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기업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다시, 코로나19 제3차 대유행 조짐이 일고 있다. 정부는 물론 가계, 기업 모두 과거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위기상황이다. 국가적으로 또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주체 모두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부족한 재원마련을 위해 가계,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증세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최상의 해법인지 묻고 또 물어야 할 것이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kscho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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