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칼럼] 국민이 국민의힘에 묻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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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1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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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칼럼] 국민이 국민의힘에 묻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 근로자 100명 중 67명의 직장은 30인 미만 중소기업이다. 근로자 10명 중 1명만 대기업에서 일한다. 근로자 100명 중 37명은 비정규직이고 대부분의 비정규직은 중소기업 근로자다. 대기업·공공부문은 근로자의 70%가 노조 조합원이고 30인 미만은 조합원이 제로다. 대기업·정규직의 급여는 중소기업·비정규직보다 2.2배 많고, 조합원 여부까지 더하면 2.8배로 더 커진다. 입사한 지 1년과 30년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4.4배로 선진국 평균보다 300% 크다.

경제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열풍이 불기 이전에는 근로자 10명 중 4명이 대기업에서 일했고, 급여도 대기업이 100이면 중소기업이 80 정도였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은 근로자 2명 중 1명이 대기업에서 일한다. 대기업·공공부문에 조합원이 많으나 중소기업에도 골고루 포진해 격차가 한국의 절반이다. 급여도 직무에 따른 차이는 크나 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는 작다. 조합원이 비조합원보다 급여가 많으나 이 또한 차이는 한국보다 작다.

정치가 경제민주화와 노동운동의 모순을 만들었다. 그래놓고도 문재인 정권은 공정경제와 노동 존중사회를 내세운다. 하지만 규제 강화와 공공지출 확대에 매달려 입법 폭주-재정중독-세금폭탄으로 불공정과 불평등만 키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더 커졌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5%로 치솟았으며 공공 단기 아르바이트만 늘었다. 경제민주화는 규제로, 노동운동은 노조 특권으로 변질해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

그런데도 정치는 기업규제 3법과 노조 특권 3법을 밀어붙인다. 기업규제 3법으로 알토란 같은 중소기업도 쑥대밭이 된다. 첨단기술을 노린 중국 자본이 감사위원을 맡고, 단기 수익을 노린 해외 투기자본이 주식을 1% 취득한 다음 3일 후에 소송을 제기한다. 노조 특권 3법도 부담이 중소기업에 전가된다. 불법 파업으로 해고된 사람이 대기업·공공부문 노조 간부로 돌아와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으며 파업을 일으키고 임금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린다.

정말 공정경제와 노동 존중사회라면 이런 위험을 해소할 장치를 법에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위선이다. 문 정권의 위선적 정책들이 번번이 실패해 진보나 극성 지지자가 아닌 사람은 등을 돌렸다. 그러나 이들은 불만에 가득 차 있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가치도 중도의 이익도 대변하지 못하고 진보 흉내나 내며 위선을 부린다.

그 결과는 민심이 말해준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은 문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올라가지 않는다. 중도가 대부분인 20대에서 두드러진다. 한국갤럽의 10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힘은 지지율이 18%인데 20대는 9%로 문 정권 핵심 지지층인 3040보다 낮다. 그러나 조세일보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는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대한 찬성이 60대보다 작다. 라임·옵티머스 수사에 대한 YTN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는 3040과 정반대로 특별검사 추진이 공수처 출범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국민은 국민의힘에 묻는다, 무엇을 추구하는지 답하고 정체성을 밝히라고. 국민의힘은 원칙을 상실했다. 문 정권도 반대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정의당과 손잡고 찬성한다. 중도를 끌어안아 외연을 넓히기 위함이라면 실패한 꼼수다. 산업재해를 처벌을 강화해 줄이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그간의 현실과 정책이 말해준다. 처벌을 피하려고 산재 사고를 은폐하다가 결국 산재 사망을 늘게 하는 모순만 키웠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일반 사람은 지나쳐도 일자리가 절박한 20대에게 국민의힘은 생뚱맞을 뿐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을 바로잡자는 내부의 몸부림도 없고 당 대표의 독단에 눌려있다. 정책 노선이 180도 바뀌는데 토론조차 없는 죽은 정당이 되고 있다. 국민은 특권 없는 세상, 일할 기회가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 국민의힘은 사즉생의 각오로 내부 개혁부터 해야 한다. 그 힘으로 경제민주화와 노동운동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나쁜 제도는 없애고 착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저임금 근로자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나라가 되었다. 국민의 불만은 터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위선 정치, 죽은 정치를 심판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위선은 벗어던지고 열기를 살리지 못하면 결과는 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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