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칼럼] 누가 되든 對中 강경책은 계속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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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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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칼럼] 누가 되든 對中 강경책은 계속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미국 대선 결과가 혼미 상태다. 우편투표의 투명성을 의심한 트럼프 캠프에서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여론조사 기관들은 또다시 '샤이 보수'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선거 다음날 새벽 2시 반 경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하면서 소송을 언급했으나, 몇 시간 후 바이든 후보가 사실상 승리했음을 선언했다.

9명의 대법관 중 6명이 보수파로 구성되어 있어 소송에서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소송 전에 바이든이 270표를 확보할 수 있다. 누가 후임 대통령이 되든 세계는 이미 상당히 달라졌고, 미국도 과거의 미국이 아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실정을 바로 잡아 지금보다 나은 오마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시절(2009~2016)로 미국을 되돌려 놓겠다는 의미로 'Build Better Back'을 선거 캠페인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 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또한 선거기간 내내 바이든 후보는 체력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줘 활동적인 트럼프와 크게 대비됐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코로나 팬데믹 극복과 경제회복은 차기 정부의 최상위 정책현안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코로나 방역보다는 경제살리기에 역점을 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역점을 둘 것이다. 트럼프와 바이든 공약에서 가장 유사성이 높았던 부분은 대외정책이었다. 누가 승리하든 대중국 강경정책 지속은 불가피할 것이다.

과거에는 70% 이상의 미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으나, 이젠 정반대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을 두둔해 왔던 지식인이나 여론 주도층은 반중국으로 돌아섰다. 미 의회의 중국 제재 법안 투표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여야를 막론하고 몰표가 쏟아지고 있다. 친중국 성향을 보였던 민주당과 바이든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해진 상황이다. 바이든이 집권해도 대중국 강경정책에서 돌아설 수 없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에게 중국 압박 대열에 참여하도록 요구했지만, 그동안 여러 현안으로 결정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요구를 넘어 직접적인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2기에는 중국 견제정책이 강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모호성 유지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간 간극이 최대로 벌어졌다. 유럽국가들은 트럼프를 문명 파괴자로 폄하한 반면, 바이든을 문명 회복자로 치켜세웠을 정도로 트럼프 재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면 관계 복원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트럼프 재임 시 유럽은 통상마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안보 등에서 미국과 험악한 관계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최근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은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예선과 결선으로 진행되는 WTO 사무총장 선임에서 미국은 주도적 역할을 해 왔으나 이번에는 완전 왕따가 되었다. 각 단계에서 WTO 이사회 의장 등으로 구성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아니고 회원국의 선호를 듣고 종합해 결선 진출자를 결정하고, 결선에서는 강대국간 의견을 수렴하여 합의(컨센서스)로 후임 사무총장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회원국의 선호를 밝히지 않게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주 WTO 선거관리위가 각 후보지지 국가 수를 공개하면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고자 했으나, 미국은 자국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례가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누가 후임 대통령이 되든 WTO와의 불편한 관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선 시 트럼프 행정부는 WTO를 탈퇴하거나 거부권(비토) 행사로 사무총장 없는 WTO를 장기화시켜 고사작전에 나설 수 있다. 우리도 그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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