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수출 5.8%·설비투자 4%
구조조정 대비·조세 확충 필요
구조조정 대비·조세 확충 필요
한국금융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올해 1.2% 역성장한 뒤 내년에는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토론회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1차 충격이 정점을 지나고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정책과 해외수요 회복으로 인해 현재 소비와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는 백신개발과 보급의 진전,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국내외 수요 회복으로 수출과 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로 인해 경기회복 속도는 다소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 2.1%, 하반기 3.8% 성장을 예상했다. 내년 총수출이 5.8%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4.0% 증가하고 민간소비는 2.7%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1.0%, 내년 1.3% 성장을 예상했다.
박 실장은 "민간소비는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해 조심스럽게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올 상반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설비투자에 대해서는 올해 반도체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6.1% 증가하고, 내년에는 반도체 투자와 더불어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으로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내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이어져 올해 역성장에서 내년에는 플러스(+) 전환을 예상했다.
총수출과 총수입은 코로나 충격으로 올해는 각각 -3.9%, -5.0% 성장률을 보이고, 내년에는 총수출 5.8%, 총수입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실장은 "내년 서비스 수출과 수입은 반등폭이 미흡하겠지만, 세계경기 회복과 해외공장 생산재개에 따른 재화수출 증가와 국내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재화수입 증가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로, 올해 0.5%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올해 1.0%, 내년 1.1%로 추정했다.
박 실장은 "2021년에도 코로나19 유행이 금리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대체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국고채 발행물량 급증으로 인한 수급압력은 주시해야 하는 금리 상방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고채 시장 수급여건 변황 따른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는 올해 589억달러 흑자, 내년 623억 달러의 흑자 기조를 예상했다.
내년 달러/원 평균 환율은 1125원(상반기 1132원, 하반기 1118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코로나19 종식 시점이나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은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면서 "금융회사는 변화한 여건을 반영한 기업에 대한 엄정한 신용평가를 통해 향후 구조조정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거시안정정책과 관련해 박 실장은 "경기부진이 확실하게 완화될 때까지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필요할 경우 통화완화 정도를 확대할 수 있는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나 기업유동성지원기구 등의 추가 정책수단을 강구할 것"을 권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가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신인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세확충,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정건전성 유지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차원에서 박 실장은 "기존 산업의 사업구조조정과 신산업 분야에의 민간 투자참여 유인 제공, 중소기업의 디지털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지원, 노동과 복지제도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경제활동 참여율과 노동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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