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칼럼] `사면검가` 秋장관, 무슨 생각을 할까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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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호 칼럼] `사면검가` 秋장관, 무슨 생각을 할까
박선호 편집국장
추미애 법무장관은 무슨 생각을 할까? '역시 답은 검찰 개혁뿐이다.' 여전히 이렇게 생각을 할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무슨 생각을 할까? 역시 같은 생각이진 않을까. 둘의 페이스북 글에 '검란'(檢亂)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검사들의 '커밍아웃'이 잇따르는데 조금 책임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장관의 지휘권,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게 "이렇게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다"는 추 장관의 일침은 오히려 검사들만 자극했다. 200명의 검사들이 일제히 추 장관을 향해 "그런 게 개혁이면 '나도 커밍아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 사방에 검사들의 울부짖음이 '사면검가'(四面檢歌) 수준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처럼 추 장관은 사면검가에 빠졌다. 추 장관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정말 여전히 '저 검찰들이 문제야, 문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인이 아닌 다음에야 정답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행동으로 유추컨대 그럴 것 같다. 아니 더 당당하게 "봐라,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할지도 모른다.

그럼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까? 역시 본인이 아닌 다음에야 정답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역시 '믿고 맡겼으니, 믿고 가겠다' 할 것 같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추론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유효하다.

윤 총장 스스로가 "총선 직후 '직위를 유지해 달라'는 대통령의 언질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그 것이 문 대통령이 진짜 원하는 것인지, 국민의 눈이 두려운 탓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안타깝지만 추 장관이 현 정권에서 장수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묘하게 이 정권은 일을 잘못해 욕을 많이 먹을수록 장관이 장수를 한다. 우리 외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비판을 받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장수하고, 무려 20회가 넘는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을 내놓고 시장만 자극해 역대 최대 가격 급등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올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렇다. 굳이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도 않고 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몇몇이 더 있고 여기에 추 장관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위원 구성의 여성 비중을 높인 이들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무한해 보인다. 그들이 일부 세력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는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는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본래 개혁이란 반대의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클수록, 반대의 고통이 클수록 개혁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기는 것이다. 개혁의 반대는 '적폐세력'이라는 공식을 이 정권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다시 한 번 돌아보라. 세상에 어느 법치국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불법을 국회에서 겨우 토로하는가.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감사에 나와 추 장관의 라임 자산운용 사건 수사와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불법이지만 참아야 했다"고 했다.

사면검가에 귀를 기울여 보라. 세상의 어느 법치국가 검사들이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처신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에 연명(連名)으로 항의를 하고 마는가. 중국 법가의 한비자는 법(法)이 없으면 공(公)이 없어지고 사회에 사(私)만 남는다고 했다. 사(私)만 남으면서 사회혼란은 필연이다.

작금의 우리 모습이 한비자의 경고 그대로다. 이런 식이면 삼권분립의 의미가 퇴색하고 권력 아래 입법행정, 사법행정만 남는다.

맹신과 오만은 별다른 게 아니다. 자신만 옳다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게 오만이요, 맹신이다. 독재 역시 별개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는 것, 반대를 허락하지 않는 게 바로 독재다. 달은 차면 기울고, 극에 달하면 반드시 '변'(變)이 오기 마련이다.

박선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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