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금지했던 로봇의 실내 승강기 탑승과 횡단보도·도로 통행을 허용키로 했다. 이르면 2022년 로봇이 실내 배달을 위해 승강기를 탑승하는 게 가능해지고, 2025년에는 실외배송을 위한 횡단보도 통행도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오후 '로봇과 함께 미래를 걷다, 로봇산업과 규제혁신'을 주제로 규제혁신 현장대화를 가졌다.
정 총리는 "로봇산업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자 우리나라의 미래성장동력인 만큼 선허용-후규제 원칙 아래, 로봇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겠다"며 "2023년 글로벌 4대 로봇강국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내년 로봇 예산을 올해보다 32% 증액한 1944억원으로 편성하고, 뿌리·섬유·식음료 등 3대 제조로봇과 돌봄·웨어러블·의료·물류 등 4대 서비스 로봇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 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로봇 기술은 기술고도화에 따라 인간과의 관계에서 단순 보조, 인간 협업, 고위험 업무 자율 수행 등 3단계로 점차 지능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비스 확산 시나리오에 따라 예상되는 규제이슈 총 33건을 발굴하고, 서비스의 적시 출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확산 시나리오보다 선행하는 규제혁신 로드맵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비스 로봇은 관련 안전인증이 미흡하고, 로봇으로 인한 사고 발생에 대비한 관리체계가 없다. 정부는 서비스 로봇 중 물류·웨어러블·돌봄로봇을 시작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안전·건설·수중로봇까지 단계별로 KS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또 2023년까지 로봇보험 도입도 추진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을 운전자에 묻도록 돼있는데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자율주행차나 로봇이 사고를 냈을 때 책임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하자보험은 빨리 나올 수 있겠지만, 전반적 보험체계가 완비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서빙로봇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도록 실내배송을 위한 승강기 탑승 기준 마련(2022년), 실외배송을 위한 보도·횡단보도 통행허용(2025년), 도로주행 규제완화 검토(2027년)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 같은 배달·서빙로봇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로봇을 활용한 24시간 택배 배송, 빌딩 내 음식배달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차관은 "로봇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은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안정 및 '언택트 로봇 경제' 육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는 향후 산·학·연·관 협의체를 구성해 로드맵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기술발전 양상과 환경변화를 고려해 로드맵을 주기적으로 정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로봇산업 전문전시회인 '2020 로보월드'에 참석, 로봇산업 대표들과의 현장대화를 위해 입장하며 음료 제조·배달 시연하는 로봇을 체험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