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는 전세계 기업의 디지털 혁신 현황을 조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덱스(이하 DTI)'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TI 조사에는 전 세계 18개국 중견기업 및 대기업에 근무하는 4300여명의 C레벨 및 관리직 임원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2020 DTI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에는 보통 몇 년이 걸렸던 부분이 단 몇 개월 이내에 완료되는 양상을 보이며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80%에 가까운 조직들이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들을 조기 완료했으며 79%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DTI 조사에서는 디지털 성숙도가 가장 높은 그룹인 '디지털 선도그룹' 비중이 조사 이래 최초로 증가해 전체의 6%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그룹인 '디지털 어댑터'는 2018년 23%에서 올해 39%로 16%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가장 디지털 성숙도가 낮은 '디지털 후발그룹'은 2018년에 비해 6% 포인트 감소했고 그보다 성숙도가 높은 '디지털 팔로워'는 17% 포인트 급감했다. 이들 그룹은 기술 발전을 통해 상위 단계인 '디지털 어댑터' 및 '디지털 평가그룹'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촉매제로 작용했으나 많은 기업들이 변혁을 지속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 기업의 94%가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다양한 장애 요인들을 경험했으며 가장 큰 장애 요인 3가지로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2016년 5위에서 상승) △예산·자원 부족(2016년 1위, 2018년 2위) △데이터 및 정보 과부하로 인해 통찰력을 도출하기 어려움(2016년 이후 8단계 상승)이 꼽혔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에는 기업들의 투자가 기초 기술에 집중됐지만 올해에는 신흥 기술들이 더 높은 관심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89%의 기업이 올해의 혼란스러운 요인들에 따른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더 민첩하고 확장이 용이한 IT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기술 영역으로는 △사이버보안 △데이터 관리 툴 △5G 인프라 △개인정보보호 소프트웨어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지목됐다.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로는 82%가 AR(증강현실)을 사용해 즉각적인 작업 수행 및 수정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꼽았고, 85%가 AI(인공지능)와 데이터 모델을 사용해 잠재적인 장애 요인들을 예측하는 기술을 지목했다. 75%는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 원장 기술로 더 공정한 긱 경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 3년 이내에 이러한 기술에 실제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AR 16%, AI 32%, 분산원장기술 15%로 나타났다.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조사는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디지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디지털 혁신 과정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수행했는지가 앞으로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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