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유통업계가 색다른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업계의 핵심 마케팅이 1+1이나 특가 세일 등 가격 할인에 집중됐다면 코로나19 이후로는 마케팅의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제품, 유통, 커뮤니케이션 방식(판매 촉진) 등에 투자를 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등으로 초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이런 '튀는 마케팅'의 선두 주자로는 빙그레를 꼽을 수 있다. 빙그레는 기존 장수 브랜드로서의 올드한 이미지를 없애고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 콘셉트의 만화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만들어 SNS 상에서 파격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 왕관을 쓰고 빵또아 바지를 입은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SNS 채널의 화자로 B급 감성의 썰렁한 농담을 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빙그레우스 외에도 투게더리고리 경, 옹떼 메로나 부르장 등 빙그레 인기 제품을 캐릭터화해 확실한 세계관을 구축, MZ세대는 물론 기성세대에게도 신선함을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는 기존 생활용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모던 콘셉트의 생활용품 시장'을 새롭게 형성했다는 평가다.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 아래 더하기보다는 '빼기'를 고민한 결과 어디에 두어도 튀지 않도록 전 제품에 블랙&화이트의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단순하고 간결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2040세대의 젊은 자취생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인 제품명 또한 남녀노소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제품 성능 그 자체를 나타내는 일반명사를 깔끔하게 기입했다. 대신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제품명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다목적 세정제', '다 돌려놔. 세탁세제', '싹 쓸어버리겠습니다. 물걸레 청소포' 등 키치한 문구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VIP 혜택을 제공하는 '친환경 VIP' 제도를 신설했다. 단순히 상품 가격을 할인하는 가격 정책이 아니라 환경 보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흐름에 발맞춰 보다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여 가치 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마련한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와 프라이팬, 휴대폰을 가져오거나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하기, 플라스틱이 필요 없는 모바일카드 발급하기 등 현대백화점이 선정한 8대 친환경 활동 중 5개 이상에 참여하면 오는 11월부터 두 달간 현대백화점 엔트리 VIP 등급인 그린 등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카드로 상품 구입 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하루 3시간 무료 주차 지원 및 한 달에 4번 무료 커피를 제공한다.
생활공작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축된 가계 소비 심리와 경제 불황의 늪이 언제 끝날지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타 브랜드와 차별되는 독창적인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합리적 소비를 위한 미니멀리즘'이라는 모토에 부합하는 생활 전반의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유통 기업들이 코로나19 탈출을 위해 색다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생활공작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