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과정 조작·왜곡 노출에도
월성 1호기 재가동 쉽지 않아
송갑석-김정재 의원 고성 설전
월성 1호기 재가동 쉽지 않아
송갑석-김정재 의원 고성 설전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부 소속 공무원 2명의 감사 관련 자료 삭제 행위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의 핵심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산업부 종합감사에서 "경제성 평가 변수 선정 등에 있어 일부 기술적 검토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감사원이) 경제성 평가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며 "(경제성 평가는) 여러 (평가) 방법과 변수에 따라 다르다.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반박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일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경제성 평가 조작 과정에 산업부가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서도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 장관은 산업부 소속 공무원 2명이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삭제한 행위에 대해 "조직 기관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조직적으로 자료 삭제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스스로 한 행동으로 그런 결과가 나왔고, 조직적으로 어떠한 얘기도 한 적이 없다"며 "저희도 감사 결과를 보고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료 삭제는 올바르지 않은 행위이며 '적극행정'으로 보지 않는다"며 "감사원 징계 요구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일부 조작·왜곡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월성 1호기가 재가동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 장관은 '월성 1호기 재가동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인가'라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예, 그렇다"고 답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현행 법령상 영구 정지된 발전소를 재가동할 근거가 없다"며 "정부와 협의 없이 한수원이 단독으로 재가동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부 국감에서는 월성 1호기 감사 결과와 관련해 여야의 날선 공방전이 이어졌다. 오전 질의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설전으로 고성이 오가다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이 경제성은 조작됐지만, 폐쇄 결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힌 만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안전성, 지역 수용성에 대해서도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은 "국기 문란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청와대, 산업부, 한수원이 공모해 월성1호기 경제성을 조작하고,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 의원은 "감사원은 월성1호기 경제성 문제에 대해 신뢰를 저하할 우려가 있다는 정도로 발표했다"며 "감사원 결과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 탈원전 문제를 또다시 정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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