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 상장사의 배당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충당금 여파로 배당 여력이 크게 위축된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앞두고 공격적 배당 전략을 펼 가능성이 나와 계열사간 셈법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6일 진행되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연말 배당전략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하반기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만큼 손익 정상화, 투자전략 등을 균형적으로 고려해 연간 배당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중간배당을 포기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 회복과 맞물려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세타2 엔진에 대한 2조1000억원 품질비용 반영 여파로 하반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아차 역시 1조2600억원의 품질비용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2.4%, 기아차는 66.0% 각각 급감한 상황이어서 연말 산타랠리에 올라타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예상치 못한 이슈가 생긴 상황이어서 현 시점에서 배당 전략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주주가치 제고도 필요한 시점이어서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모비스의 배당 전략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중간배당을 포기하고 자사주 매입 계획도 철회하는 등 주주정책에 소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말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점과 하반기 실적에 현대·기아차와 달리 일회성 요인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정 회장은 상속세 등 재원을 충분히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 지분율이 23.29%인 만큼 배당 전략도 공격적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2018년부터 2년 연속 배당을 확대해 왔다. 현대글로비스는 2015~2017년 3년간 보통주 1주당 3000원을 배당해 오다 2018년 3300원, 작년엔 3500원을 배당했다. 최근 2년간 정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액은 594억원이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상반기 27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보다 21.1% 증가했다. 하반기 실적이 변수지만 상반기 쌓아놓은 재원을 감안하면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현대글로비스의 배당 여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배당전략 등이 그룹 전체의 움직임과 맞물리는 경향이 있어 큰 틀에서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