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따른 독감백신 사망…질병청, 국민공포 해소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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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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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백신 불안증을 호소하는 시민이 한둘이 아니다. 21일 현재 독감백신 접종 관련 사망 사례로 질병관리청에 보고된 사고는 모두 9건이나 된다. 지난 14일 민간병원에서 백신을 맞고 난 이틀 뒤인 16일 숨진 인천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최초 사례다. 고창 대전 제주 대구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2명이 숨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1297만명이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 중 836만명이 국가 예방접종 대상자다. 발열, 알레르기, 두통·근육통 등 431건의 접종 이상반응이 신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증상이다.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2017년 108건에서 2018년 132건, 작년 177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 이후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신고 건수는 25건이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파악 중이나 백신이 원인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 간 직접 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사망과 기저질환 연관성은 부검을 통해 확실히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올해는 유독 독감백신 관련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백색 입자가 발견돼 접종중단 사태까지 빚어졌다. 더욱이 사망 사고까지 터지는 등 악재의 연속이다. 국민들 사이에 접종을 기피하는 '백신 포비아(공포증)'가 생길 만한 최악의 상황이다. 실제로 안전성을 이유로 접종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태를 키운 질병청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은 지난 4월 백신 상온 노출 당시 48만명 분을 수거하고, "상온 노출 백신을 맞은 국민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상온 노출 백신을 수천명이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색 침전물 발견 당시에도 61만5000명분을 전량 회수했으나 이미 1만8000명이 접종한 후였다. 코로나 사태에 잘 대응한 공적을 높이 인정받아 청으로 승격한 질병청이 벌써 관료주의에 물든 게 아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백신 접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다. 질병청은 신속한 원인 규명을 통해 백신에 대한 국민적 공포를 해소할 방안을 하루속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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